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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20>지방보다 더 무서운 설탕

최종수정 2016.11.25 10:00 기사입력 2016.11.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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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고지방 다이어트가 관심을 끌면서 비만의 주범으로 지목받는 탄수화물 섭취를 급격히 줄이는 사람이 제법 있는 것 같다.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의 2/3를 공급하는 주요 에너지원이며, 모든 세포의 핵 속에서 유전에 관여하는 DNA와 RNA라는 두 핵산(核酸)의 구성요소로 사용되는 중요한 영양소인데, 탄수화물 가운데 설탕의 소비만 줄인다면 놀라운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탄수화물은 탄소와 수소, 산소의 세 원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구조에 따라 단당류, 이당류, 올리고당, 다당류로 구분한다. 단당류는 포도당이나 과당처럼 구조가 가장 간단한 것이며, 단당류 두 개가 결합하여 이당류가 되고, 세 개에서 아홉 개가 결합한 것이 올리고당, 그 이상 결합하면 전분이나 셀룰로스 같은 다당류가 된다. 단당류와 이당류를 흔히 (넓은 의미의) 설탕이라고 부른다.
이당류인 수크로스(좁은 의미의 설탕, sucrose)는 소화효소에 의해 하나의 포도당과 하나의 과당으로 분해되는데, 모든 세포에서 이용되는 포도당과 달리 과당은 주로 간에서만 이용된다. 설탕을 많이 섭취하여 설탕에 농축되어 있는 과당이 빠르게 흡수되어 간의 대사능력을 넘어서면 정상적으로 사용되지 못한 대부분의 과당은 지방으로 바뀌어 수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설탕 속 과당으로부터 전환된 지방은 혈관 속에서 저밀도(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증가시키고 고밀도(HDL)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심장질환과 같은 혈관질환을 가져오며, 지방간의 원인이 된다. 설탕이 혈관질환에 미치는 영향은 포화지방의 영향보다 더 나쁘다. 15년에 걸친 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에너지의 25%이상을 설탕으로 섭취한 사람들은 10%이하를 섭취한 사람들보다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두 배나 높았다.

또한 설탕은 고혈압, 당뇨병, 비만, 알츠하이머와 같은 각종 만성질환과 충치의 원인이 되며, 암세포의 분열과 성장, 전이를 도와 암의 진행을 촉진시킨다. 중요한 영양소의 섭취를 방해하여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 같은 필수 영양소의 결핍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밖에도 노화를 촉진하며, 스트레스를 증가시키는 등 건강을 해친다는 연구결과는 수없이 많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이처럼 지방으로 잘 전환되는 설탕을 ‘자유설탕(free sugars)’이라 부르고, ‘제조업자, 요리사 또는 소비자에 의해 식품에 첨가되는 단당류와 이당류, 그리고 꿀과 시럽, 과일주스에 들어있는 설탕’으로 정의하는데, 우리 주변에는 설탕, 시럽, 탄산음료, 캔디, 말린 과일, 쿠키, 케익, 잼, 시리얼, 소스, 과일 통조림, 아이스크림과 같이 자유설탕이 많이 들어 있는 식품이 너무나 많다. 현미나 통밀, 과일처럼 정제하지 않은 탄수화물은 자유설탕이 없어서 별 문제가 없다.

WHO는 자유설탕의 섭취를 에너지 섭취량의 10% 이내로 제한하되, 건강을 위해 가능하면 5%를 넘기지 말 것을 강력히 권하고 있다. 성인 남성의 하루 소요 에너지를 2,500kcal로 가정할 때 설탕의 섭취는 5%인 125kcal를 넘지 말라는 뜻이다. 355ml 캔 탄산음료에 150kcal이상의 설탕이 들어 있으므로 하루 한 캔도 많다는 이야기가 된다. 반드시 기억하자. 비만이든 혈관질환이든 건강에 관한 한 설탕은 지방보다 훨씬 나쁘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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