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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국회·언론 적대시하는 방사청… 국민은 어떻게 생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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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국회 요구자료를 어떻게 이렇게 무시할 수 있습니까. 전화를 해 담당자를 바꿔달라고 하면 담당자는 통화자 옆에서 '없다'고 하라며 지시합니다. 전화 수화기에서 담당자 목소리를 들을 때면 이게 정부기관인가 싶습니다."

한 국회 국방위 직원의 방위사업청에 대한 하소연이다. 20대 국회가 문을 열면서 처음 국방위를 맡게 된 국방위 직원은 "어느 부처에서도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군사기밀이 포함될 경우 제외시키거나 자료를 제공하지 못할 상황에는 사유서를 제출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거부하고 있다"며 방사청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또 다른 국회 국방위 직원은 "올해 첫 국정감사 자료도 아직 보내주지 않고 있다"면서 "국민을 대표해 국회에서 정부기관을 감사하는 것은 당연한데 방사청은 이마저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단, 방사청에 대한 불만은 국회 직원뿐만 아니다. 기자들도 방위사업청을 취재하면서 많은 애로를 겪는다. 본지는 방사청이 지난 2014년 9월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A 40대를 7조 4000억원에 도입하기로 하면서 절충교역으로 록히드마틴사에서 군위성 발사를 지원받기로 약속을 받았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또 계약대로라면 록히드마틴사는 발사체를 개발하고 있는 에어버스(Airbus)에 약 4000억원을 제공하고 이를 이용해 우리 군의 발사위성을 지원해야하지만 록히드마틴사에서 "위성 사업비용을 혼자서 감당 못 하겠다"며 비용분담 재협상을 요구해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방위사업청은 "사업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기사를 잘못된 것"이라며 항의했다. 하지만 불과 한 달 만에 입장을 번복했다. 16일 방위사업청은 방위사업추진위원회 결과를 발표하면서 군위성발사 사업이 1년 반 동안 지연됐다고 시인했다.
방위사업청은 언론을 상대로 한 설명보다 언론에 대한 반감만 강하다는 것이 군 안팎의 시각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서강대 전자공학과 70학번 동기인 장명진 청장이 부임한 이후 언론에 대한 정정보도 요청이 급증한 것을 감안한다면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재임 1년 만에 전임 청장의 3배가 넘는 21건의 정정보도 요청서를 냈다.

한 방사청 직원은 "청장이 부임한 이후 국회 자료제공을 가려서 하고 내부자료에 대한 언론노출이 많아 내부자료를 최대한 줄이라고 지시했다"면서 "방사청 직원도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방사청의 마음은 이해한다. 많은 이슈가 논란이 되다 보니 절로 몸이 움츠려지는 기분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국민에게 설명을 해야 하고 설득해야 한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를 등지고, 국민을 등지면서 방사청의 마음을 이해해주기를 바란다면 이해할 국민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방사청은 알아야 한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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