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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낯 드러내는 ‘갈취경제’···朴 죄어오는 검찰 칼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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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문화융성·창조경제의 실질이 청와대 권력을 등에 업은 비선실세 측근들의 이권개입에 오용돼 온 단면을 속속 드러내며 검찰 칼끝이 박근혜 대통령을 겨누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1일 오후 대림산업 배모 상무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다. 롯데, SK, 삼성, 현대차, LG, CJ, 한화, 한진, 금호아시아나, 포스코, 부영, LS 등 비선실세 최순실(구속)씨가 청와대와 합작해 불법 설립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자금을 댄 국내 기업 조사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검찰은 작년 7월 박 대통령과 독대한 삼성, 현대차, LG 등 7개 대기업집단은 물론 비선실세 특혜 정황이 도드라진 기업 총수 소환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현 정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던 차은택(체포)씨가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의 조력 아래 KT, 포스코 경영에 관여한 정황이 불거졌다.

검찰은 차씨가 청와대 비호 아래 KT에 지인을 임원으로 앉히고, 비선 실소유 의혹이 제기된 플레이그라운드에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보고 있다. 차씨 측근들이 뛰어든 포스코 계열 광고사 인수전에서는 지분 강탈 협박이 오가고, 당초 특혜매각 추진 계획이 어그러지자 포스코가 보복성 일감 축소에 나선 의혹도 불거졌다. 검찰은 이날 오후 7시 포스코 권오준 회장을 불러 조사한다. KT 역시 소명이 부족한 경우 황창규 회장이 검찰 포토라인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의 정상회담 등 외교활동, 경제정책 수립, 사정(司正)라인 가동, 요직 인사 등 청와대 전반이 비선실세의 ‘밥그릇’ 채우기에 동원된 정황이 속속 불거지고 있다. 차은택씨의 외삼촌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그의 대학은사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에 대한 인선이 비선실세 최순실씨 입김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최씨가 K스포츠재단을 통해 롯데그룹이나 부영과 돈거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검찰 수사정보나 세무조사 무마 청탁이 오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검·경, 국정원 등 사정라인을 통할하는 민정수석실은 비선실세가 국정기밀을 빼보거나 인사·정책에 관여하고, 청와대를 제 집 드나들 듯 하는 징후를 포착하고도 이를 묵인·방조했다는 의심도 사고 있다.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과 검찰 특별수사팀이 넉 달째 눈만 끔벅이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자택은 결국 전날 특수본의 압수수색 대상에 올랐다.

문고리 권력을 거쳐 비선실세 손에 들어간 외교·안보·경제 관련 다수의 국정기밀이 사익 추구 발판으로 전용됐을 가능성도 짙어지고 있다. 검찰은 차은택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그가 ‘2014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만찬 및 문화행사’ 관련 행사대행 용역업체 선정에 개입해 2억8000만원 뒷돈을 챙긴 혐의도 포함했다. 최씨 일가 및 차씨 등이 평창 동계올림픽 이권을 노린 징후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최씨가 기안한 의혹을 받는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은 차씨가 추진기구장을 맡으면서 5년간 7000억원대 사업으로 덩치를 키웠다.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내년 정부 예산안에 최순실 관련 사업 명목으로 배정된 돈은 3600억원에 육박한다.

미르·K스포츠재단에도 단기간 내 국내 53개 기업이 774억원을 내놓는 등 현 정부에서 비선실세가 주머니를 열 때마다 청와대 참모진이 힘을 실어준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되며 박 대통령의 형사책임 정항도 무게를 더해가고 있다. 재계의 경우 대통령과 뒷거래에 나선 정황이 불거지면 뇌물이나 자금원 조성 과정·성격에 따라 배임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 피해자를 자처한다면 박 대통령의 직권남용, 강요, 공갈 등이 문제된다. 구속된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압수수색 후 검찰 출석을 기다리는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등 박근혜 정부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이 입을 모아 ‘대통령의 지시’를 털어놓을 경우 국정기밀 누출·유설에 따른 공무상·외교상 비밀누설, 군사기밀누설,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 등도 씌워질 수 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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