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을 모티브로 한 한화 그룹의 광고가 무색할 만큼 한화 계열사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솟구친 기대감과 정반대로 흘러가는 실적과 주가 때문에 뒤통수를 제대로 얻어맞았다.
한화테크윈의 3분기 실적은 매출액 8873억원, 영업이익 440억원을 기록, 영업이익 기준 시장 추정치 평균(컨센서스) 514억원에 크게 못 미쳤다.
항공·방산 부문의 엔진과 시큐리티 부분은 양호한 실적을 보여줬지만 손익분기점(BEP) 수준의 실적을 예상했던 산업용장비(칩마운터)와 에너지(압축기 등) 부문의 적자가 예상외로 컸던 게 충격이 됐다. 같은 계열사인 한화투자증권은 이와 관련해 "실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주가 급락"이라며 한화테크윈은 오히려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한화테크윈에 대한 목표주가 낮추기가 한창 진행중이며 기관들의 순매도 행진도 지속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주가는 '유통의 꽃'으로 불리던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지난해 7월에 세운 최고가(22만500원) 대비 80% 넘게 하락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3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을 뿐 아니라 면세점 사업부의 영업손실이 전 분기, 전년 동기대비 더 커진 탓에 전체 영업손실 7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면세점 사업을 기대하고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뒤통수를 제대로 얻어맞은 셈이다.
한화의 금융 계열사인 한화투자증권 은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손실로 올해 상반기에만 1900억원의 적자를 내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었다. 현재 주가는 지난 2일에 찍은 52주 최저가 2045원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뒤통수를 세게 맞은 투자자들은 ELS 손실을 대부분 털어냈다고 주장하고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까지 성공한 한화투자증권이 새로운 실적 및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바닥으로 떨어진 회사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며 '책임 경영' 의지를 보여 주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달 중순에 발표될 3분기 실적에서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맞춰져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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