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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의 저주…토종 유아업체 외국에 다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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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저출산ㆍ고령화' 구렁에 빠진 한국에서 살아남은 토종 장난감ㆍ유아용품업체들이 외국 자본에 넘어가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카봇'과 '터닝메카드'를 유통하는 토종 장난감업체 손오공 이 지난 8일 인형 '바비'를 만드는 세계 1위 장난감회사 미국 마텔에 주식 262만7539주(11.99%)를 139억6800만원에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손오공의 최대주주였던 최신규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마텔에 넘기면서 최대주주 역시 오는 21일부로 마텔로 변경될 예정이다.
손오공은 전날 마텔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배경에 대해 "게임을 제외한 마텔의 전체 브랜드를 한국에 독점적으로 영업, 마케팅, 유통하게 됨으로써 시장점유율 및 사업영역 확대를 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최대주주가 미국 기업으로 바뀐다는 소식에 환호했다. 마텔이 보유하게 된 주식은 보호예수되지 않기 때문에 계산이 안맞을 경우 언제든지 시장에 주식을 내놔 차익을 챙길 수 있지만 투자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주식 양수도 계약 체결 공시가 나온 당일 손오공 주가는 상한가로 직행했고, 이날 오전에도 18%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고스란히 주가에 반영했다.

국내 토종 장난감ㆍ유아용품업체들의 외국자본 손바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또봇'의 인기에 경영 상황이 개선된 영실업은 지난해 최대주주가 중국계 사모펀드인 홍콩 퍼시픽아시아그룹(PAG)으로 바꼈고, 국내 대표 유아용품 기업이었던 아가방컴퍼니 역시 2014년 중국 패션업체인 랑시에 지분을 넘겼다. 온라인 교육 서비스업체였던 아이넷스쿨은 중국 게임업체 룽투게임즈에 매각돼 룽투코리아라는 사명으로 게임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저출산ㆍ고령화' 한국에서 장난감ㆍ유아용품업체로 큰 성장을 하는데 한계가 있다보니 국내 기업들은 히트작 출시로 브랜드 인지도와 몸값이 높아질 때 외국 자본에 지분을 매각하고 있는 것이다. '에잇포켓(8-pocket)' 트렌드가 저출산에서 오는 장난감 소비절벽을 방어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장난감의 주 소비층인 어린이들이 줄고 있다는 것은 업계가 바꿀 수 없는 부정적 환경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2명 수준으로 OECD 평균 1.7명 보다도 낮은 것은 물론, 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권에 있다.

한 장난감업체 임원은 "한국 장난감ㆍ유아용품업체의 가장 큰 단점은 해외 기업에 비해 브랜드 경쟁력이 약하고 해외진출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라며 "저출산ㆍ고령화 시대이지만 업계는 내수시장에 집중할 수 밖에 없어 그동안 성장이 어려웠던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 최근 장난감업체들이 잇달아 지분을 해외 기업에 넘기는 것에 대해 시너지를 기대하면서도 '좋은 가격에 잘 팔았네'라는 말이 흘러나오는 것도 이 같은 한국 시장의 성장성 한계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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