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차관 출신 백승주 새누리당 의원이 김씨의 무책임한 발언이 군의 명예를 떨어뜨린다며 국감장에 출석시켜 진위를 따져보자고 했을 때 백 의원은 김씨를 ‘피의자’처럼 심문하고 추궁하려는 생각이었던 듯하다. 그러나 그의 의도는 거센 역풍을 불러일으켰다. "사드, 북핵 , 방산 비리 등 국방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국감에서 다룰 만한 일이냐”는 비난이 빗발쳤다. 김제동 본인부터가 전혀 위축된 모습이 아니었다. “국회 국방위가 부르면 간다”고 한 건 물론 "(나를) 감당할 준비가 돼 있는지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경고’까지 했다. “국회는 집중할 문제에 집중해 달라"는 ‘훈계’도 덧붙였다.
결국 김씨를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은 무산됐지만 국회 밖에서의 공방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일요일인 9일에도 김제동은 "15일 이하 군기교육대나 영창에 가면 기록에 남지 않는다"고 말해 자신의 주장이 사실이라는 것을 시사하는 태도를 보였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군 휴양시설에서 현역 병사의 서빙을 받으며 연 참모총장의 민망한 파티에 대한 제보를 받았다"고 공개해 김제동의 주장에 신빙성을 더해줬다. 기세에서도 팩트에서도 ‘공수’가 바뀐 듯한 양상이다.
많은 이들은 ‘국감장에 선 김제동’을 보고 싶어 한다. “김제동이 국감에 나올 수 있게 국민청원을 하자. 진실을 알고 싶다.”“무조건 김제동을 국감장에 보내야 한다. 그래야 국방비리가 얼마나 많은지 전 국민들이 알게 될 것이다”
김제동에 대한 응원, ‘증인 김제동’에 대한 요구는 결국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는 군에 대한 불만과 질타로 볼 수 있다. “수십억, 수백억씩 가로챈 군납비리 관련자들은 국감에서 안 다루나”“군에 대한 신뢰는 김제동의 말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김제동의 말을 문제 삼는 그 소갈딱지로 무너지는 겁니다.”(탁현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