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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마디] 국회는 나를 감당할 준비가 돼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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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 국정감사가 이번 주에 사실상 끝난다. 일부 상임위원회가 오는 19일까지로 일정을 연장했지만 대부분의 상임위는 예정대로 이번 금요일인 14일이 마지막이다. 이번 주에도 미르와 K스포츠재단의 대규모 모금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여러 상임위에서 벌어질 전망이다. 또 그 과정에서 몇몇 의원들이 날카로운 질의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이번 국감에서는 뜻밖에도 국회의원이 아닌 방송인 한 사람이 일약 ‘국감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바로 개그맨 김제동씨다. “사령관 사모님을 ‘아주머니’라고 불렀다가 영창에 13일간 수감됐었다”는 김씨의 과거 방송에서의 발언을 놓고 진위 여부를 따져보자는 여당 의원의 말에서 시작된 이번 사태는 우리 정치와 국회의 한 실상을 보여주면서 예기치 못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국방부 차관 출신 백승주 새누리당 의원이 김씨의 무책임한 발언이 군의 명예를 떨어뜨린다며 국감장에 출석시켜 진위를 따져보자고 했을 때 백 의원은 김씨를 ‘피의자’처럼 심문하고 추궁하려는 생각이었던 듯하다. 그러나 그의 의도는 거센 역풍을 불러일으켰다. "사드, 북핵 , 방산 비리 등 국방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국감에서 다룰 만한 일이냐”는 비난이 빗발쳤다. 김제동 본인부터가 전혀 위축된 모습이 아니었다. “국회 국방위가 부르면 간다”고 한 건 물론 "(나를) 감당할 준비가 돼 있는지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경고’까지 했다. “국회는 집중할 문제에 집중해 달라"는 ‘훈계’도 덧붙였다.

결국 김씨를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은 무산됐지만 국회 밖에서의 공방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일요일인 9일에도 김제동은 "15일 이하 군기교육대나 영창에 가면 기록에 남지 않는다"고 말해 자신의 주장이 사실이라는 것을 시사하는 태도를 보였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군 휴양시설에서 현역 병사의 서빙을 받으며 연 참모총장의 민망한 파티에 대한 제보를 받았다"고 공개해 김제동의 주장에 신빙성을 더해줬다. 기세에서도 팩트에서도 ‘공수’가 바뀐 듯한 양상이다.
‘김제동 논란’은 이번 주에도 계속 이어질 것 같다. 사회적 발언을 많이 해 온 김제동에 대한 평소의 찬반 감정이 실린 데다 군대에서 겪었던 부조리에 대해 할 말이 많은 군필자들의 증언 등으로 SNS는 연일 뜨겁다. 김제동 발언’관련 기사들마다 댓글이 수백, 수천천 개씩 달리고 있다. “수많은 댓글은 그만큼 비슷한 에피소드를 말하고 싶은 이들이 많다는 얘기다”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제동이 군대를 유머의 소재로 삼아 경솔하게 희화화했다는 비판도 있지만 대체로 김제동을 응원하는 이들이 많은 편이다.

많은 이들은 ‘국감장에 선 김제동’을 보고 싶어 한다. “김제동이 국감에 나올 수 있게 국민청원을 하자. 진실을 알고 싶다.”“무조건 김제동을 국감장에 보내야 한다. 그래야 국방비리가 얼마나 많은지 전 국민들이 알게 될 것이다”

김제동에 대한 응원, ‘증인 김제동’에 대한 요구는 결국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는 군에 대한 불만과 질타로 볼 수 있다. “수십억, 수백억씩 가로챈 군납비리 관련자들은 국감에서 안 다루나”“군에 대한 신뢰는 김제동의 말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김제동의 말을 문제 삼는 그 소갈딱지로 무너지는 겁니다.”(탁현민)
이명재 편집위원 pro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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