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위원장은 지난 6월29일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으로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 체제가 붕괴하자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총선 이후 2개월 만에 최대 위기에 봉착한 국민의당으로서는 박 위원장의 경험과 정치력이 필요했던 까닭이다.
실제 박 위원장은 지난 100일간 전략가·조직가·협상가로 1인 다역(多役)의 맹활약을 펼쳤다. 그사이 국민의당은 가설정당 수준에서 10만여명의 당원과 200여명의 지역조직을 갖춘 정당으로 재편됐고,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투표에서는 명실상부한 캐스팅보터로 정국의 키를 쥐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박 위원장은 각종 현안에 '선봉장'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박근혜 대통령의 국군의날 경축사 논쟁이다. 박 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북 선전포고"라고 비판했고, 친박(親朴) 강경파로 분류되는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과는 "북한 주파수", "꼴통보수 졸장부" 등 거친언사를 주고받았다.
박 위원장의 행보가 소통부재·일방통행이라는 비판 역시 제기된다. 이미 한차례 의원 총회에서 박 위원장과 거친 설전을 주고받은 황주홍 의원은 "국민의당이 최근 들어 오히려 갈등과 분열을 가져오는 최선봉에 서있는 것 같은 그런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며 "아무런 민주적 논의 없이 비대위원장(원내대표) 개인의 판단에 따라 당의 앞길에 영향을 미치는 언행이 계속 되는 것은 정말 큰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원내정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 제개정작업이 마무리 됨에 따라, 오는 28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신임 비대위원장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국민의당이 박 위원장의 후임 비대위원장 선출 로드맵을 밝힘에 따라 후보군에도 관심이 모인다. 외부인사 영입이 어려워지며 현재로서는 당내 중진 또는 초선비례대표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손 대변인은 "내·외부를 다 검토하겠다. (후보군을) 내부에 한정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