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현대자동차가 국내에서 매년 파업으로 몸살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해외 생산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현대차의 국내 생산 비중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한국의 자동차 생산 '글로벌 빅5' 지위도 흔들리고 있다.
26일 현대차가 2004년 이후 12년만에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이미 19차례 부분파업을 벌였고 이에 따른 생산 차질 규모는 10만1400여대, 2조2300여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매년 반복되는 파업으로 국내 생산 비중은 갈수록 줄고 있는 추세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국내 생산 비중은 44.8%로 2012년 49%에 비해 4.2%포인트 떨어졌다.
국내 자동차 생산의 중심인 현대기아차가 파업으로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한국의 자동차 생산 '글로벌 빅5' 지위도 흔들리고 있다.
한국은 2000년대 초반까지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에 이어 자동차 생산국 순위 5위를 유지하다 2002년 급성장한 중국에 밀려 6위로 처졌다. 이후 성능과 품질 향상으로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2005년 프랑스를 제치고 5위권에 재진입했고 이후 2015년까지 11년 연속 글로벌 빅5 자리를 지켰다.
한국은 지난해 국내에서 455만5957대의 자동차를 생산, 인도의 연간 생산 대수 412만5744대보다 43만대 이상 웃돌았다. 한국은 올해 상반기까지도 근소하게나마 인도를 앞서며 5위 자리를 유지했다. 올해 상반기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219만5843대를, 인도는 218만6655대를 각각 기록했다.
그러나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상반기 개소세 인하 종료로 7월부터 내수마저 급격히 감소하면서 인도에 추월을 허용했다. 여기에 현대차 노조 등의 파업이 맞물리면서 8월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21만7097대로 급감한 반면 인도는 38만7704대를 생산함에 따라 8월 말 현재 인도와의 생산량 격차는 18만9948대로 벌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반복되는 파업은 한국의 자동차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파업이 반복되면 결국 해외 생산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고 결국 국내 일자리 감소, 글로벌 경쟁력 약화 등 모두에게 불리한 상황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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