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뉴욕명물'이 '강남명물'이 된 수제버거 쉐이크쉑. 국내 진출 2개월이 넘은 지금까지도 한 시간씩 기다렸다가 먹어야한다. 이곳을 찾은 고객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행동은 버거를 받아든 뒤 자리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카메라 '인증샷'을 찍는다는 점. 이들에게는 쉐이크쉑을 대하는 '의식'과도 같다. 이들이 찍은 버거 사진은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하루에도 수십장씩 올라오고 있다. "나도 먹어봤다"는 식의 후기와 함께….
쉐이크쉑 열풍이 지속되고 있는 데에는 이같은 SNS의 힘이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쉐이크쉑 강남점이 지난 7월 처음 매장을 연 뒤로 매일 3000여명에 달하는 고객들이 평균 2시간씩 대기해 버거를 사가고 있는데, 이들 고객들의 특징은 단순히 버거를 소비하고 가는 데에 그치지 않고, 줄을 서기 전부터 버거를 구입해 먹기까지 숱한 과정을 SNS에 올리면서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다.
연예인들이 '미국에서 먹어본 적이 있다''한국에서는 어떨지 궁금하다'는 등의 평까지 가세하면서 기대감은 더욱 부풀었다. 이에 오픈일, 쉐이크쉑을 운영하는 SPC그룹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고객들이 몰려와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쉐이크쉑은 '외식'을 '놀이'로 여기는 문화를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같은 SNS의 등장이 모든 외식업체들에게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소비자들의 입맛이 까다로워지고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차별화된 경험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잘 알려져있지 않은 '맛집'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이들에게는 또다른 '쉐이크쉑'이 될 수 있는 기회일 수 있지만, '고른 맛을 낸다'는 강점을 지닌 외식브랜드는 '뻔하다','식상하다'는 인식을 주며 소비자 발걸음이 뜸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음식을 맛보고 SNS에 인증샷을 올려 공유하는 소비자들이 최근 외식뿐만 아니라 유통업계에서도 주요 소비 축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는 한동안 이어지며 시대를 대변하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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