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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구글지도 반출, 무엇을 고민해야 하나

최종수정 2016.09.06 11:05 기사입력 2016.09.0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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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택 공간정보산업협회 공간정보기술연구원장·변호사

손영택 공간정보기술연구원장

손영택 공간정보기술연구원장

지난달 정부는 구글의 지도정보 국외반출 요청에 대해 "추가적인 심의를 통해 반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결정을 유보했다. 2007년부터 계속 되어온 지도반출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결정에는 지도 반출에 대한 국민 여론이 많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처음 지도를 요청했을 당시의 여론은 지도 반출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으나, 구글세 논란에 휩싸이며 지도반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진 것을 의식해서였을 것이다. 또한 공간정보 국외반출 협의체에 구성된 부처가 처해있는 상황에 따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 있는 구글은 한 발짝 물러서 있고 오히려 데이터를 갖고 있는 우리 정부만 발을 동동 구르며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다. 구글은 이번에 지도 데이터가 반출이 되지 않더라도 손해 없이 지금껏 해온 것과 같이 계속 반출 요청을 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산업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지도를 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왜 구글은 우리 지도데이터를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사회는 기계중심의 사회에서 정보기술(IT)중심 사회를 거쳐 데이터 중심 사회로 진화하고 있다. 데이터중심 사회라는 것은 데이터 활용능력이 경쟁력을 결정하고 데이터가 독립적인 자원으로 존재하는 지능사회를 의미한다.

구글은 이러한 시대적 패러다임의 변화와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무분별하게 수집하고 있다. 지도는 이러한 데이터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며, 표현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매개체이자 가장 중요한 데이터 그 자체로 가치가 충분하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자율주행자동차,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위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지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즉, 지도는 구글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근간이 되는 데이터로서 지도데이터의 확보 및 활용능력이 곧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도를 구축하는 것은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와 관련 업체가 수조 원을 투입해 고품질의 지도를 제작했다. 이러한 데이터를 아무런 투자 없이 소유할 수 있게 된다면 그보다 값진 성과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구글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이 지도반출을 불허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에 지도 데이터의 반출이 늦어질수록 세계 혁신의 흐름에 뒤처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최근 우버, BMW, 아우디 등은 구글 생태계의 기술 종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구글지도의 독립을 선언하고 직접 지도를 제작하고 있다. 또한 2015년 UN-GGIM(유엔 글로벌공간정보관리위원회)과 ISPRS(원격탐사학회)가 공동으로 수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러시아, 중국, 한국 등 31개 국가가 지도데이터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렇듯 세계적 기업뿐만 아니라 여러 국가에서도 지도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구글은 우리나라의 지도를 반출함으로써 국내 개발자들의 해외 진출 기회를 제공하고 국내 이용자들의 편익이 증대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구글의 주장에는 어느 정도 동의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런 대가와 절충안 없이 지도를 요구하는 태도에는 동의할 수 없다. 이번 정부의 지도반출 결정은 신중할 수밖에 없었음을 이해한다. 그러나 단순히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데서 벗어나 구글에 대한 기술 종속, 산업생태계 교란 등의 다양한 문제를 고려해 신중히 결정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번 지도 반출의 결정이 전기차, 커넥티드카, 아마존의 글로벌 쇼핑, 온라인투오프라인(O2O) 서비스 등으로 확장될 것이며 단순히 구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다른 세계적 기업의 지도 반출 요청을 불러올 시발점이 될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공간정보 분야의 국내 역차별 문제도 시대에 맞게 검토돼 법적 절차와 서비스 준수 등을 새롭게 정의해야 할 것이다.

손영택 공간정보산업협회 공간정보기술연구원장·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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