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연수 인턴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연출을 맡은 정구호씨가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30일 SBS에 따르면 최근 정구호 씨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쓰지 말고, 연출진 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매체는 그가 동계올림픽을 단 1년5개월 앞두고 사퇴한 배경에 대해 송승환 총감독과의 불협화음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기획안은 큰 호평을 받았지만 정구호 씨의 입지는 좁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매체에 따르면 조직위는 정구호 씨가 여러 가지로 하는 일이 많아 개폐회식 연출을 책임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이유로 계약을 차일피일 미뤘다. 7개월간 조직위로부터 한 푼도 받지 않고 무료봉사를 했다는 것.
송승환 총감독과 정구호 연출가의 갈등은 이른바 '파워 게임'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는 "송 총감독이 1년 반 전 정구호 씨를 미술감독으로 쓰려고 했으나 정씨가 거부해 무산됐다"면서 "그런데 문체부의 추천으로 정씨가 연출가가 되면서 주도권 싸움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정씨가 연출직에서 물러나면서 개·폐회식에도 비상이 걸렸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쓰지 말라는 정씨의 요청이 있었지만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해 기획안을 바꾸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송 총감독은 정구호 씨와의 갈등에 대해 "특별한 건 없다. 조직위에서 정구호 씨와 함께 일해 왔는데 그가 물러나겠다는 말은 아직 들은 적이 없다. 갈등 요인이 없었고 갈등설이 왜 나오는지는 나도 모르겠다"고 부인했다.
유연수 인턴기자 you012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