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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호의 제언②]사회안전망 구축은 번영의 필수 코스

최종수정 2016.08.23 10:55 기사입력 2016.08.2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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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호 보고펀드 고문

변양호 보고펀드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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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는 이탈리아 출신이었다. 포르투갈과 프랑스는 그의 신대륙 탐험계획을 거절했다. 스페인의 이사벨 여왕은 수용했다. 이사벨 여왕의 혜안 때문에 스페인은 16세기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됐다. 하지만 스페인은 치명적인 잘못을 저질렀다. 유대인 이슬람 신교도들에게 추방령을 내린 것이다. 돈과 기술을 가진 사람들을 모두 몰아낸 것이다. 스페인의 상업 금융 제조업은 붕괴됐고 세계 최강의 자리는 네덜란드에게 넘겨줘야 했다.

경상도 크기 만한 네덜란드는 16~17세기 유럽에서 종교적으로 가장 개방적인 곳이었다. 종교 탄압으로 스페인 등에서 쫓겨난 진취적인 사람들이 네덜란드로 몰려들었다. 1597년에 네덜란드의 무역선은 120척에 불과했으나 1634년에는 무려 2만4000여척으로 늘어났다. 네덜란드는 유럽 전체 상선의 4분의 3을 소유하게 됐다.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가 됐다. 능력 있는 사람들이 네덜란드로 몰려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나라의 번영은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 환율정책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 정책들은 단기적으로 경기 변동을 조절할 뿐이다. 구조적으로 나라 경제의 역동성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거시경제정책은 올바른 처방이 아니다. 나라의 번영은 콜럼버스 같이 창의와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주고 16~17세기 네덜란드로 이주한 능력 있는 사람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데에서 시작된다. 박지성 선수와 같이 잘 하는 선수를 대표 팀 선수로 선발해야 축구 대표 팀의 선전을 기대할 수 있는 것과 같다.

능력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은 역할을 하는 나라는 번영한다. 기업이나 가족도 똑 같다. 능력이 없는데도 권력이 있다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국가나 기업은 결국 번영의 길에서 뒤쳐지게 돼 있다. 역사가 가르쳐주고 있고 논리적으로도 당연하다.

어떻게 하면 능력 있는 사람들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까. 어렵지 않다. 공정한 경쟁이 더욱 촉진되고 사유재산권이 보호되면 가능하다. 불공정한 경쟁에서는 권력과 힘을 가진 사람이 이기지만 공정한 경쟁에서는 능력 있는 사람이 이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변별력이 더 커지게 된다. 누구나 자신이 번 재산이 보호된다는 믿음이 있어야 열심히 일한다. 그래서 경제학은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고 사유재산권이 올바로 보호되면 경제는 발전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경쟁을 추구하다 보면 경쟁에서 뒤쳐지는 사람이 나오기 마련이다. 경쟁에서 뒤쳐지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안전망의 구축은 번영을 원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부가 해결해야 할 의무이다. 경쟁정책을 채택하면 능력 있는 사람들이 반드시 이기게 돼 있다. 사회안전망의 구축 없이 경쟁정책을 채택하는 것은 능력 있는 사람들만을 위한 정부가 된다. 경쟁에서 뒤쳐지는 사람들의 암묵적인 동의가 없다면 경쟁정책을 채택할 수 없는 것이 민주국가이다. 사회안전망의 구축은 이런 암묵적인 동의의 근거가 된다.

경쟁정책과 사회안전망의 구축은 동전의 양면이다. 경쟁정책을 채택하기 위해서는 사회안전망의 구축이 필요하고 사회안전망의 구축을 위해서 경쟁정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복지지출은 아무리 늘려도 우리가 선망하는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한다.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으면 사회안전망 구축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수 없다. 일자리 창출은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고 사유재산권을 올바로 보호해 주어 능력 있는 사람들이 마음껏 창의와 열정을 발휘하게 될 때 가능하다. 결국 우리가 다시 도약하길 원한다면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고 사유재산권을 올바로 보호하는 동시에 사회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그 외 다른 방법이 없다.

어느 나라든 공정한 경쟁과 사회안전망 구축 없이 열심히 땀 흘리면 어느 정도까지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도 공정한 경쟁보다는 일부 세력을 과도하게 지원하는 방법으로 앞서 나가는 중진국이 됐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는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다. 선진국 대열에 올라갈 수는 없고 결국 쇠락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대부분의 중진국들은 선진국과는 달리 공정한 경쟁도 미흡하고 사회안전망도 부족하다. 능력 있는 사람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고 어려운 사람이 보호되는 구조도 아니다. 권력과 힘을 가진 기득권의 이익이 보호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많은 나라들이 선진국 문턱에서 주저앉게 되는 이유이다. 이제 우리가 다시 도약하려면 권력과 힘을 가진 기득권 중심에서 능력 있는 사람 중심으로 사회구조를 바꿔야 한다. 기득권의 양보만 있으면 어렵지 않다. 선진국들이 모두 하고 있는데 우리가 못할 이유가 없다.


변양호 보고펀드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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