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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택지 확보 전쟁…끊이지 않는 '공급방식'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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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촉법 폐지로 공공택지 줄자 경쟁률 수백대일
페이퍼컴퍼니까지 동원…"추첨제, 능력보다 운"
업계 "최근 3년 공급 실적 등 따져 우선공급해야"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증권사들이 페이퍼컴퍼니를 수십개씩 만들어 택지를 따낸 것으로 나타나면서 공공택지 공급 방식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공공택지를 확보한 뒤 전매를 통해 쉽게 이득을 챙기는 구조를 막기 위해 2년간 전매를 금지하도록 했다. 하지만 예외 조항이 대거 담기면서 페이퍼컴퍼니를 만들거나 계열사, 하청업체 등을 동원하는 '벌떼 입찰'은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공공택지가 귀해지면서 입찰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공급되는 택지가 많아 벌떼 입찰을 해도 경쟁률이 100대1에 그쳤지만 신규 택지지구 지정이 중단된 이후부터는 택지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300개 이상의 법인이 모여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분양한 경기 시흥목감지구 공동주택용지 B9블록 입찰에는 총 304개 건설사가 뛰어들었다. 시흥장현지구의 공동주택용지 B3블록은 526대1, B4블록은 516대1에 달했다. 지방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울산 송정지구에선 공동주택용지 7개 필지를 공급하는데 5303개 업체가 참여, 평균 경쟁률이 757대1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주택업체들이 증권사의 페이퍼컴퍼니에 밀리는 사례가 반복되자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건 전산추첨 방식이다. 자본금 3억원 이상, 관련기술자 1명 등 기본적인 자격조건을 갖춘 주택사업자라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추첨 방식이어서 해당 업체의 사업 실적이나 능력보다 '운'이 중요하다.
이렇다보니 주택업체나 증권사 모두 페이퍼컴퍼니 격의 주택사업자 법인 설립에 욕심을 부린다. 본점을 주소지로 수십개의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입찰에 참여한 증권사는 한 곳만이 아니다. 금융감독원까지 나서 관련 실태를 조사한 이유다.

택지공급 관련 규정을 가진 국토교통부도 이런 부분을 인지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측면이 있음에도 불법행위는 아니라는 점에서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정한 경쟁을 제약할 경우 법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조심스럽다"면서 "지난해 전매 제한 규정을 신설한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다양한 대안들이 논의되고 있다. 우선 최근 3년간 300가구 이상의 주택건설실적(또는 사용검사실적)이 있는 회사에 택지를 우선공급하자고 주장한다. 또 공공택지에선 1개 회사가 1개 필지만 분양받을 수 있도록 제한, 특정 업체가 택지를 독식하는 걸 막아야 한다는 대안이 거론된다. 추첨보다 설계공모 방식을 늘려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자금력이 부족한 건설사가 택지 신청보증금을 단기 대출 받고 있어 금융권이 자본이익을 얻을 뿐 아니라 분양가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최근 3년간 전체 등록사업자의 평균 주택건설실적은 256가구로 페이퍼컴퍼니의 입찰을 막기 위한 사업실적 기준은 300가구가 적정하다"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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