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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 유품 고국에 안긴 명장, 김순희 초전섬유·퀼트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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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희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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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우리 것을 가지고 세계화를 해야지. 가장 한국적인 게 해외에서도 통해요"
서울 중구 남산동에 위치한 '초전섬유·퀼트박물관' 김순희(85) 관장의 말이다. 김 관장은 우리나라 '누빔'과 서양의 '퀼트' 세계를 넘나들며 한국의 빛과 색을 편물을 통해 알리고 있는 '대한민국 편물명장 1호'다. 국내 유일의 '초전섬유·퀼트박물관'은 김 관장이 50여년을 살던 집을 개축해 1988년 10월 개관한 우리나라 유일의 초전섬유·퀼트 박물관이다.

김 관장의 편물인생은 내년이면 60년을 맞는다. 이화여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유학을 준비하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1957년 '제일편물' 가게를 연 이후 60년 외길을 걸어온 김관장이 잊지 못할 감격스런 순간은 최근 영화가 개봉돼 주목을 받고 있는 덕혜옹주 전시회다.국립고궁박물관이 연 2012년 12월 '덕혜옹주 탄생 100주년, 환국 50주년 기념 특별전'으로 김 관장은 전시회를 성사시킨 주역이었다. 전시회에서는 대한제국 마지막 황녀이자 '비운의 여인'으로 불리는 덕혜옹주(1912~1989년)의 옷과 장신구 등 약 90여점이 국내에 처음 공개됐다. 옷들과 장신구 등은 덕혜옹주가 일본으로 가면서 가져간 것과 조선왕실이 일본에 보낸 혼수품 등으로, 김 관장이 50여 년간 인연을 맺은 일본 문화학원 복식박물관의 도움으로 최초로 공개됐다 .덕혜옹주 유품 7점은 지난해 6월25일 고국의 품에 무사히 돌아와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에 보관돼 있다.풍차바지, 반회장 저고리, 단속곳 등이다.

"덕혜옹주 혼인때 보낸 것으로 한 번도 못입어 보신 것들인데 우리나라에 와서 처음 공개하게 된 것이지요. 덕혜옹주를 처음 뵌 이후 오랫동안 마음 한켠에 있던 짐을 그때서야 홀가분히 더는 기분이었어요"라고 김 관장은 회고했다. 김 관장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창덕궁 낙선재에 기거하던 영친왕 부인인 고 이방자 여사와 뜨개질로 쌓은 친분으로 낙선재에 방문했을 때 철쭉꽃을 구경하고 있던 덕혜옹주를 만나볼 수 있었다.
조선왕조 궁중의상의 보존에 대한 김 관장의 남다른 사랑은 1984년 이방자 여사가 제안하고 김 관장이 발간한 '조선왕조궁중의상'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방자 여사가 소장한 궁중의상을 소개한 이 책은 김 관장에 의해 한국어·일어·영어로 발간됐다. 김 관장은 "궁중의상은 그 나라 특유의 문화 전통을 전하는 귀중한 문화유산이죠. 우리는 다음세대에 전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덕혜옹주 전시회 이후 국내에서 한 점이라도 조선 말 궁중의상이 나오길 바랬다"며 아쉬워했다.

현재 초전섬유퀼트박물관은 조선왕조 궁중의상과 세계의 민속복식, 전통자수 및 보자기, 옛 조각보와 지금의 조각보, 장신구, 해외의 패치워크 퀼트 작품, 김 관장이 수집한 세계 각국의 민속복식 인형 등 1700여점의 소장품이 계절과 주제에 따라 전시하고 있다. 김관장이 운영하던 제일편물학원이 일본 문화복장학원과 자매결연을 맺고 교류한 덕분에 지금도 지도를 들고 박물관을 찾아오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김 관장은 특히 퀼트문화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퀼트를 휴대폰집, 작은 손지갑, 화장품집, 장바구니 등 생활소품과 연결해 어린이들이나 주부들이 손쉽게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을 박물관에서 상설로 운영 중이다. 김 관장은 다음달 6일부터 박물관에서 열릴 뉴욕 퀼트 전시회 준비로 한창 바쁘다. 1회 때는 유럽·미국 퀼트전을, 지난해 2회 때는 헝가리 퀼트전이 열렸는데 주한 헝가리 대사가 방문하기도 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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