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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주운 4억원을 돌려준 은행원이 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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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세 최현기씨 "은행원은 돈을 돌처럼 보라고 배웠고, 그걸 실천했을 뿐입니다"

[아시아경제 이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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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막한 나라를, 살만한 나라로 바꿔주는
평범한 시민 한 사람의 정직과 품격
어느 은행원 이야기


#'돈 세상'에 안 돈 사람

그저께(28일)는 김영란법이 헌법합치 판정을 받았고, 어제(29일)는 진경준 현직검사장이 검찰에 의해 구속기소된 검치일(檢恥日, 검찰치욕일)이었죠. 공통점엔 '돈'이 있습니다. 만연한 뇌물과 향응. 뒷돈 받는 건 능력이고 못 받는 건 '바보'인 세상. 여기 진정한 바보 하나를 소개합니다.
# 길에서 주운 4억 현금봉투, 당신이라면 어찌 할까요

어젯밤 KBS 김유대기자가 보도한 뉴스는, 최근 살벌하고 야박한 뉴스로 가득 찬 대한민국의 열대야를 시원하게 식혀주는 단비같은 쿨 뉴스였습니다. (뉴스에는 사건 발생 시기가 자세히 드러나 있지 않아 아쉽네요.)

# 늦은 밤 서울 둔촌파출소로 찾아온 이 남자

46세 최현기 은행원. 지하철역에서 발견한, 4억(현금과 수표 포함)이 든 비닐봉투를 들고와 습득물 신고를 했습니다. 당연한 일인가요? 예. 그렇지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유혹이 전혀 없을 순 없었겠죠.

# 그 돈은...

70대 노인이 아내에게 주려고 모은 돈이었고 집수리를 하러온 도배업자가 훔쳤다가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지하철 통로에 버린 것이었다 합니다.

# "은행원은 돈을 돌처럼 보라고 배웠습니다."

최현기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직업윤리의 기본을 지켰을 뿐이라고...그는 '잃어버린 분이 얼마나 애타는 심정일까'를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 사례금

돈을 찾은 노인은 최씨에게 감사의 편지를 썼고, 또 사례를 하러 은행에 여러 번 찾아갔으나 은행원은 거절했답니다. 결국 노인의 간곡한 청에 못이겨 300만원을 받은 뒤 소아암 환자와 결식아동을 위한 은행내 자선단체에 기부했죠.

# 훔친 이, 돌려준 이

노인의 집에 도배를 하러 갔다가 거액을 발견한 뒤, 순간적으로 탐욕에 눈이 멀어 돈을 훔친 사람과, 버려진 돈을 보고도 마음을 추스르고 깨끗한 생각을 유지한 사람. 대한민국의 거리에는 다양한 이들이 걸어다니고 있을 것입니다. 은행원이 바보라면, 저 '멋진 바보'가 이 땅에 좀 더 많아지기를 기원해봅니다. 청정뉴스 하나가 폭염을 식혀주는 날입니다.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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