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황교안 국무총리의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국회는 2주간 소관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를 거쳐 다음달 12일 본회의에서 추경을 통과시키기로 여야 간에 잠정 합의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추경 심사와 관련해 "서두를 일 아니다"라며 "꼼꼼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장기전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추경 왜 하는데=더민주 등은 추경과 관련해 목적이 불분명하다고 비판해왔다. 추경이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대책의 성격을 띠고 있는지, 브렉시트(Brexit)에 대한 대비책인지 등 성격이 불분명하다는 것이 비판의 핵심이었다. 박완주 더민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추경안을 보니 성장률을 높이자는 것인지 구조조정하자는 것인지 아니면 일자리를 만들자는 것인지, 세금이 더 걷혔으니 일단 쓰고 보자는 것인지 그 목적이 모호하다"가 지적했다.
◆추경 효과 의문=추경 효과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막상 혈세를 투입했는데 효과가 없거나, 집행 자체가 안되면 '헛짓'을 한게 되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추경 심사 방향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민생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추경이 될 수 있도록 꼼꼼히 따져 볼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더민주 정책위는 취업성공패키지 지원사업 등을 거론하며 지난해 추경 당시에도 예산이 확대 편성된 사업이지만 대규모 불용이 발생한 사업이라며 비판했다. 국회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추경과 관련해 "사업 진행 상황 등 제반사정과 보조사업자 등의 실집행 가능성, 철저한 수요조사와 사업계획 수립 여부 등을 중심으로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세입경정 타당한가=초과 세수를 활용하는 재원조달 방식도 갈등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총수입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하반기 경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을 감안할 때 올 한 해 전체를 기준으로 세수가 늘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종민 더민주 의원은 정부가 2013년 추경 편성 당시 세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고의적으로 불용예산을 극대화한 전례를 들어 "동일한 상황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추가 세입에 대한 정확한 예측에 필요한 세목별로 구체적인 추정치를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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