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SKT M&A 불발]누가 웃고 누가 우나?…주판알 튕기는 ICT 기업들

최종수정 2016.07.18 13:03 기사입력 2016.07.18 12:00

댓글쓰기

[SKT M&A 불발]누가 웃고 누가 우나?…주판알 튕기는 ICT 기업들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공정거래위원회가 18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을 최종 불허함에 따라 관련 업계도 이해득실을 따지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번 M&A를 통해 미디어 플랫폼 확장을 꾀했던 SK텔레콤은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종합유선방송사업(SO)을 매각하고 콘텐츠 사업 중심으로 재편하려던 CJ그룹 역시 밑그림을 다시 그려야할 판이다. 이번 M&A를 적극 반대했던 KT와 LG유플러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으나 마냥 웃을 일만도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SKT, '미디어 플랫폼' 전략 재구상해야…"최악은 아니다"

지난 4일 공정위 사무처가 이번 M&A에 대해 불허 입장을 담은 심사결과보고서를 각사에 전달한 이후 SK텔레콤의 주가는 오히려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4일 SK텔레콤의 주가는 21만9000원이었던 것이 15일에는 22만500원까지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M&A가 불발된 것이 SK텔레콤 입장에서 "최악은 아니다"라고 보고,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11일 보고서에서 "M&A 무산 후 SK텔레콤은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진화가 늦어지는 것일 뿐"이라며 "유선 사업에서 KT에 바짝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사라져서 아쉽고 장기적인 그림에서 KT에 뒤쳐지는 모습이 더 지속되는 것일 뿐 100%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상황이 양호하기 때문에 미래가 불투명한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통신 업계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M&A를 대비해 확보해 둔 현금 유동성을 다른 방식으로 활용할 경우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해부터 생활가치, 미디어, 사물인터넷(IOT)을 3대 플랫폼으로 정하고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해 왔다. 생할가치 플랫폼을 확장하기 위해 자회사인 SK플래닛을 3개 회사로 분할하고 T맵 사업을 본사로 이관했다. 지난 4일에는 세계 최초로 로라(LORA) 전국망을 구축하며 IoT 플랫폼의 기반을 마련했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해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함으로써, 미디어플랫폼을 완성할 계획이었다. SK브로드밴드의 IPTV와 CJ헬로비전의 케이블방송 가입자를 포함하면 750만명의 유료방송 가입자 기반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정위의 불허 결정으로 이같은 SK텔레콤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SK텔레콤이 이동전화 사업의 둔화 속에서 플랫폼 다변화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려 했던 전략은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디어 사업은 당분간 SK브로드밴드의 IPTV와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인 '옥수수' 위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대 피해자는 CJ헬로비전…"매각 재추진 어려울 듯"

공정위의 M&A 불허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기업은 CJ헬로비전이다. CJ헬로비전 임직원들은 공정위 사무처가 기업결합심사보고서를 통해 '불허' 입장을 전달하면서 충격에 빠졌었다. CJ헬로비전은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막판 뒤집기를 노렸으나 그마저 성사되지 않았다.

이미 CJ헬로비전은 공정위의 M&A 심사가 7개월 이상 장기화되면서 조직과 직원들 모두 지칠대로 지친 상태였다. 영업 활동이 위축되는 것은 물론 투자가 지연됐으며 다양한 사업 기회도 놓쳐버렸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극도의 고용 불안에 시달린 직원들은 이번 결정으로 다시 벼랑 끝에 서게 됐다"고 표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수 주체였던 SK텔레콤은 인수를 안하면 그만이지만 CJ헬로비전은 앞으로 어떻게 할지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번 M&A가 성사될 경우 지역 방송 권역에서 CJ헬로비전의 독점력이 더욱 강화될 것을 우려했다. 이같은 이유라면 CJ헬로비전은 다른 통신사업자로 재매각을 추진하는 것도 어려워진다. 결국 CJ헬로비전은 다시 SO 사업에 전념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유료방송 경쟁 상황은 녹록치 않다. 이미 IPTV와의 치열한 경쟁으로 케이블 가입자는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양종인 연구원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가 무산되면 유료방송 시장은 2015년 이전 상황으로 회귀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케이블TV(SO) 가입자가 IPTV로 이탈하는 현상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상황을 CJ헬로비전이 앞으로 어떻게 헤쳐 나갈지가 앞으로의 숙제로 남아있다.

◆KT·LGU+, "불허 관철시키긴 했는데…" 복잡한 속내

KT와 LG유플러스는 시종 일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M&A에 대해 "불허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공정위의 '불허' 결정은 KT와 LG유플러스의 '승리'로 받아들일 만하다.

그런데 조금만 깊이 더 들어가면 KT와 LG유플러스가 마냥 반가워할 일만은 아니다. 두 회사가 이번 M&A를 반대한 이유는 "M&A가 성사될 경우 결합상품 등을 통해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시장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점이었다.

그렇지만 공정위는 결합상품보다는 유료방송의 지역 독점심화와 이로 인한 요금 인상 가능성, 알뜰폰 시장에서 SK텔레콤의 도·소매 지배력 강화 등 3가지 이유를 들어 불허 했다. '답'은 같지만 해법은 달랐다.

이는 앞으로 KT와 LG유플러스에게 부메랑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공정위가 밝힌 이유대로라면 SK텔레콤 뿐 아니라 KT와 LG유플러스등 IPTV 3사는 케이블방송(SO)을 인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KT는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의 33% 이상을 차지하지 못하는 '합산 규제'에 묶여 있다. 2015년 6월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합산 규제가 풀리더라도 KT는 SO를 인수하기 어렵게 된다. LG유플러스도 SO 인수를 통해 유료방송 가입자를 단기간에 확대하기는 어렵게 됐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