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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자궁경부암 검사 '처녀막 손상' 손배책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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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고통, 위자료 지급 둘러싼 법적 공방…법원 판단 엇갈려, 원고 패소취지 파기환송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산부인과의 자궁경부암 검사 과정에서 여성의 처녀막이 손상됐더라도 의사와 병원의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3부(주심 대법관 박보영)는 여성 A씨가 서울의 한 대학병원과 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각자 100만원을 지급하라"는 원심 판결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냈다고 17일 밝혔다.
40대 여성 A씨는 2009년 11월 어머니와 함께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일반건강검진을 받았다. A씨 어머니는 의사에게 A씨가 미혼으로 성경험이 없다는 얘기를 전했다. 의사는 이 얘기를 듣고도 자궁경부암 검사를 시행했다.

대법원. 사진=아시아경제DB

대법원.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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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은 직접적인 성관계가 없는 여성에게도 발생될 수 있고, 성경험과 출산 경험이 있는 40대 이상 여성에게 발생가능성이 높다.

자궁경부암 세포진 검사는 질경을 여성의 질에 삽입해 자궁경부를 노출시킨 후 자궁 경부에서 떨어져 나온 분비물을 면봉이나 브러시에 묻혀 검사용 유리에 바른 후 현미경으로 암세포 또는 이상세포 유무 등을 관찰하는 방법이다.
처녀막은 최초 성관계로 파열되는 것이 대부분이나 신축성에 따라 성관계로도 파열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또 운동이나 자전거 타기, 과격한 동작과정 등 일상적인 활동 중에 파열이 될 수도 있다.

A씨 측은 "원고가 미혼으로 성경험이 없는 자임을 알았음에도 자궁경부암 검사를 시행하였고, 그것도 이 사건 검사방법을 채택하여 시행함으로써 적어도 원고의 처녀막을 손상시켰다"면서 "육체적,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로 5000만 원 상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의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A씨 청구를 기각했다.

1심은 "자궁경부암 검사 기준은 21세 이상의 모든 여성으로 정하고 있다"면서 "자궁경부암 검사는 통상 이 사건 검사방법에 의해 시행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자궁경부암 검사를 시행했다 해 그 자체로 어떠한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은 "이 사건 검사로 인해 처녀막이 손상 또는 파열될 위험이 있음을 원고에게 설명했어야 하고, 이 사건 검사를 받을 것인지를 원고로 하여금 선택하게 해야 한다"면서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설명의무는 모든 의료과정 전반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수술 등 침습을 과하는 과정 및 그 후에 나쁜 결과 발생의 개연성이 있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등과 같이 환자에게 자기결정에 의한 선택이 요구되는 경우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원고의 처녀막이 손상 또는 파열될 위험성이 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위자료 지급대상으로서의 설명의무 위반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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