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은 ESS 소프트웨어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미국 원에너지시스템즈를 인수했다고 12일 밝혔다. 원에너지시스템즈 인수 금액은 수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에너지시스템즈는 2011년 마이크로소프트와 테슬라 출신 엔지니어들이 설립했다. 자체 개발한 ESS 컨트롤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북미 전력 업체에 공급하면서 그동안 안정적인 수익을 내 왔다. 두산중공업은 이 회사 이름을 두산그리드텍(Doosan GridTech)으로 변경했다.
두산중공업이 미래 에너지 설비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은 덩치 큰 기존 사업에만 안주했다간 미래시장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판단한 박지원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 두산중공업의 중심 사업인 원전ㆍ석탄화력 등 발전설비 시장은 규모는 크지만 사업주기가 길고 점점 포화를 향해 가고 있는 반면 ESS나 ICT융합 에너지 산업은 이제 막 뜨기 시작했고 민간시장 등 수요 또한 무궁무진하다. 지난해 9월 두산중공업이 후발주자이지만 ESS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도 이런 고민에서 나왔다.
이에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9월 스마트그리드 보급 지원 주관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ESS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사업 진출 두 달만에 단일 건물로 국내 최대 용량인 한국전력거래소(KPX) 본사 사옥에 2.4MWh급 에너지저장장치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이번 인수로 ESS 분야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컨트롤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 두산중공업은 매년 20% 이상씩 성장해 2025년께는 12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글로벌 ESS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며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국내와 북미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동남아와 유럽 지역까지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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