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은값…추가 랠리 VS 조정국면

[아시아경제 김원규 기자] 최근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가 여전히 지속되며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금과 함께 은값도 치솟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은 현물 가격은 한때 전거래일보다 7% 오른 온스당 21.1377달러까지 올랐다. 은이 장중 21달러를 넘긴 것은 지난 2014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은값은 온스당 20.3246달러에 마감해 올해에만 44.7% 올랐다. 특히 기존 대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이 올해 27%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은값 상승률이 금값 상승률을 뛰어넘은 셈이다.

브렉시트 우려 지속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과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은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금리가 낮아질 경우 귀금속의 가치가 상승한다. 금리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은은 최근 산업재 측면에서 각광받고 있다. 하반기 경기회복 시 안전자산이란 재료와 별개로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은은 스마트폰과 평면 TV, 태양광판 등 여러 산업제품에 쓰인다. 지난해 전세계 은 소비량의 절반 가까이는 산업소재에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은은 금에 비해 귀금속의 가치는 떨어지지만 산업재 측면에서 효용가치은 더 높다"며 "은값이 강세를 보인다는 것은 안전 자산을 선호한다기보다 글로벌 산업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하반기에는 증시에 부정적인 재료가 많아 은이 조종을 받을 것이라는 의견이 맞선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브렉시트 우려도 지속되고 있고, 곧 다가오는 미국 대선에 대한 투자 경계감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면서 "은이 최근 상승한 것도 산업재 측면이 아닌 단순히 저가 매수세 때문이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1년 은은 고점인 49달러를 터치한 후 현재(약 20달러) 대비 60%나 밑돌고 있다.

아울러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이어지더라도 상대적으로 은이 주목 받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존 대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나 달러, 금 등에 수요가 더 몰릴 것이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에 투자하려고 할 때 은보다 더 손꼽히는 안전자산이 많기 때문에 굳이 은에 투자할 만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원규 기자 wkk0919@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