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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사태 긴급진단②]경영비리·無감시 '주인없는' 비애

최종수정 2016.06.20 13:40 기사입력 2016.06.2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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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부터 직원까지 비리 저질러 '모럴해저드' 심각
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 산업은행은 배당금만 챙기고 방치

대우조선해해양 옥포 조선소

대우조선해해양 옥포 조선소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대우조선해양의 경영부실은 주인 없는 기업의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와, 관리·감독을 담당한 정부·산업은행의 안일한 대응 탓이 크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은 조선 경기 불황에도 아직까지 정상기업으로 분류되는 것만 봐도 알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비리는 감사원과 검찰 조사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수조원대 분식회계에 대표·직원 경영비리까지 속속
대우조선해양 경영비리를 수사하는 검찰이 감사원에서 이 회사의 분식회계를 찾아낸 사업 분야와 별도 분야에서 수조원대의 분식회계 정황을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2006년 이후로 대우조선이 수주했던 선박 및 해양플랜트 건조 사업 500여건을 전수 조사하고 있다. 검찰이 정밀 분석 중인 대우조선의 분식회계 규모는 감사원이 최근 발표한 규모(1조5342억원)보다 수조원 이상 더 큰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이 2013~2014년을 조사한 결과 해양플랜트 사업의 공사진행률을 과다산정하는 방식으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부풀린, 분식회계 정황도 확인됐다.

전임 사장의 도덕적 해이도 도마 위에 올랐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대우조선해양에 재직했던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이 기간 동안 대학 동창인 정모씨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일감을 몰아준 의혹을 받고 있다.

2007년 정씨가 대주주로 있는 업체와 10년 간 유지되는 특혜성 대형 바지선 운송 계약을 맺었다. 이후 운임을 높여 정씨에게 거액의 수익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남 전 사장과 정씨 사이 금품이 오갔고, 회삿돈 120억여원을 외부로 부당하게 빼낸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금액은 외국계 회사로 위장한 운송사로 흘러갔다. 남 전 사장은 해당 운송사 지분을 차명으로 보유하면서 수익을 나눠가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차장급 직원은 8년 간 회삿돈 180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공시를 통해 "전 직원에 대해 업무상배임, 사기 혐의로 지난 1월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며 "추가로 120억원의 비리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3월 해당 자료를 수사기관에 추가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임 씨는 선주사와 기술자들이 쓰는 비품을 구매하면서 허위 거래명세서를 만드는 수법으로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2012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3년 간 2734차례에 걸쳐 회삿돈 169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파악했다.

◆눈감고 방치했던 산은은 그동안 배당금만 챙겨

감사원은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이자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천문학적인 부실을 사실상 눈감아왔다고 결론 내렸다. 산은은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를 조기 적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동하지 않았다. 대우조선해양이 신용등급 '더블 A'를 유지하는 것으로 믿고 경영 상태를 면밀하게 들여다보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실제 산은의 분식회계 적발 시스템에 당시 재무제표를 대입하면 신뢰성이 의심되는 최하 등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나온 지적 사항에 대한 이행 점검도 미비했다. 산은은 2011년 11월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경영컨설팅을 실시했지만 후속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대우조선해양이 조치 사항을 거부하거나 이행을 제대로 하지 않았음에도 '이행 완료'로 처리했다.

해양플랜트 사업에 대한 제대로 된 수주 심의와 사전 관리감독에도 소홀했고, 분식회계 적발 이후 1인당 격려금 900만원 이상을 주는 단체교섭안에도 제동을 걸지 않았다. 풍력사업 등 자회사 17곳에 투자해 총 1조2200여원의 손실이 나는 동안에도 경고등은 켜지지 않았다.

그사이 정부와 정치권에서 내려온 사외이사 등 낙하산 인사들은 거수기 역할을 하며 무위도식했다. 산은은 대우조선해양이 주주배당을 시작한 2004년부터 매년 거액의 배당금(총 2500억원)을 챙겼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 현재 겪고 있는 경영난은 그동안 회사 경영엔 무관심하고 자기 몫을 챙기기에 바빴던 임직원, 산은 등이 만들어낸 총체적 결과물"이라며 "지금이라도 전면 점검에 나서는 한편 잘못한 사람들을 모두 찾아 처벌해 반복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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