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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아시아]관료들, 사고 치고도 시스템 탓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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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사회, 희망으로 극복하자 1. 정부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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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해 우리나라 정부가 불신받는 가장 큰 이유로 책임지지 않는 관료들의 행태를 꼽는 이들이 많다. 특히 최근 들어 잘못을 저지르고도 오히려 제대로 된 검토없이 해당 부서의 조직ㆍ인력 등 규모가 늘어나는 등 대박(?)을 터뜨리는 사례가 잦다.

최근 서울시의 삼청각 '갑질식사' 사건 처리가 대표적 사례다. 서울시는 지난 3월 세종문화회관 직원의 갑질식사로 논란을 빚은 삼청각에 대해 종합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는데, 난데없이 200억원을 넘게 투자해 한식문화의 전당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한식 문화 활성화 사업을 지자체가 왜 담당해야 하느냐는 문제제기에 대한 답도, 과연 기대하는 성과가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한 충분한 검토도 없었다.
시는 삼청각을 전통 식문화 복합공간으로 개편하고, 운영주체의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면서 200억원을 투입해 '한국음식문화관'을 2018년까지 신축하기로 했다. 삼청각 직원들 입장에선 '사고를 치고도' 오히려 조직의 규모가 커지는 성과를 얻어낸 셈이었다.

지난 4월 말 터진 정부서울청사 공무원시험 준비생 침입 사건의 처리도 비슷한 경우다. 정부는 5월 대책을 발표하면서 감시 카메라 고화질 교체, 울타리 동작감시 센서 설치, 얼굴 인식 출입 통제시스템 신설 등의 대책을 내놨다. 들어갈 예산도 제대로 계산해 놓지 않은 상태였다. 사고의 원인이 과연 하드웨어적인 문제 때문인지, 큰 돈 들이지 않더라도 소프트웨어나 인적 문제만 개선하더라도 해소할 수 있는 사항인지 제대로 고민한 흔적은 없었다. 오직 '성과 내기'에 급급한 모양새였다.

2014년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 수습 과정에서도 진상 규명ㆍ책임자 처벌에 협조하기보다는 숨기는 데 치중해 불신을 자초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처벌을 받은 공무원은 해경 관계자 등 극히 일부분에 그쳤다. 2010년부터 문제가 된 가습기 살균제 문제도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부처들이 서로 책임을 회피하는 데 급급하면서 피해가 확산되도록 방치ㆍ조장해 정부에 대한 불신을 극대화시킨 대표적 사례다.
이에 대해 한 정부 부처 공무원은 "손이 안으로 굽는다고, 사고나 문제가 발생하면 공무원들끼리 서로 책임을 묻기보다는 시스템, 하드웨어 문제로 돌려서 예산ㆍ장비ㆍ인력 등을 추가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윗사람들에게 생색내기도 좋고 국민들에게 뭔가를 보여줄 수 있지만, 정작 문제의 핵심은 해결하지 못한 채 공적 자원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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