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內憂 불구하고 일본으로 갈 가능성 높아
경영능력 + 도덕성 타격…주주 설득 나설 듯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3연승이냐, 역전승이냐'.
이달 말로 예정된 롯데그룹 형제의 표대결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의 비자금 수사로 롯데그룹이 창립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가운데, 어느쪽이든 패배할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부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건강문제로 입국했던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지난 12일 밤 일본으로 돌아갔다. 이달 말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앞두고 종업원지주회 등을 대상으로 설득작업에 돌입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확한 날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주요 안건은 '신동빈 해임'으로 상정된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달라졌다. 검찰이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롯데그룹 전반에 대한 비자금 수사에 대대적으로 나서면서 신 회장의 경영능력과 도덕성에 타격을 입었기 때문. 검찰 수사결과는 명확하게 나오지 않았지만, 신 회장은 그룹의 각 계열사를 통해 수천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신 전 부회장 측은 롯데쇼핑, 호텔롯데 등 주요 계열사의 회계장부에서 문제점을 발견했으며, 이를 공개할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지만, 검찰 수사와 유사한 방향일 가능성이 높은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업계 안팎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이번 주총 승리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앞서 1인당 '25억원'이라는 회유책으로도 일본 종업원지주회를 우호세력으로 끌어들이지 못하는 등 내부 입지가 상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이다.
신 회장이 이번 주총에서 패배할 경우 신 전 부회장보다 더 큰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 롯데에서의 경영이 위기를 맞은 가운데, 사실상 퇴로가 막히는 셈이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그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은 당초 해외 일정을 취소하고 조기 귀국하는 것을 고민했지만, 앞서 일본을 방문해 주총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 전 회장이 일본 현지에서 이번 검찰 조사 상황을 부풀리거나 왜곡해 확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직접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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