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핀테크 등 다양한 전문가
작년 한 해 1200억원 매칭 성공
"투자는 결혼" 자금·지분 등 지원
회사도 10% 투자 자금회수 성공
아워크라우드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의 세계적인 강자라고 할 수 있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개인 투자자들이 지분 투자 방식으로 스타트업에 투자해 향후 기업가치가 상승하면 투자자가 지분 비율에 따라 수익을 공유할 수 있다. 2013년 설립된 아워크라우드는 지금까지 110개국에서 1만2000명의 투자자들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해 93개사에 2억2000만달러(약 2620억원)를 투자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아워크라우드를 통해 스타트업에 투자된 돈은 1억달러(약 1190억원) 이상이다. 아워크라우드는 스타트업이 조달한 투자금의 2%를 수수료로 받는다.
지난 3월22일 아워크라우드 예루살렘 본사에서 만난 존 메드베드 아워크라우드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좋은 회사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이 '떡잎'일 때 알아보고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인텔의 인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환호를 지른 것은 리플레이 임직원뿐만이 아니다. 아워크라우드 투자자들도 '대박'을 터뜨렸다. 2015년 말까지 아워크라우드를 통해 이 회사에 투자된 금액은 214만여달러(약 25억원)다. 기존에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대기업이나 전문투자자 등 '그들만의 리그'에서 이뤄졌다. 메드베드 CEO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일반 투자자들도 유망한 스타트업에 선제적으로 지분을 투자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아워크라우드가 투자 회수에 성공한 사례는 2013년 설립 이후 총 6건이다. 아워크라우드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중 1곳이 주식시장에 상장됐고 5곳이 대기업에 매각됐다. 첫 투자 회수 사례가 리워크였다.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걸을 수 있는 휠체어를 개발한 이 회사는 2014년 9월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됐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투자받은 스타트업 중 최초의 기업공개(IPO) 사례다.
아워크라우드가 투자한 크로스와이스, 넥스트피어, 프로스퍼 등이 각각 오라클, 바이버 미디어, 프로스퍼데일리 등에 인수되면서 좋은 스타트업을 골라내는 아워크라우드의 탁월한 안목이 빛을 발하고 있다.
◆한달에 200개 스타트업이 아워크라우드 찾아=아워크라우드를 찾는 스타트업은 한 달에 200개가 넘는다. 수많은 스타트업 중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우버처럼 성장할 수 있는, 될성부른 떡잎을 골라내는 방법은 철저한 분석이다. 아워크라우드는 헬스케어, 핀테크(금융+기술),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20명의 애널리스트를 두고 있다. 임직원의 이력도 의학 전공자, 제너럴 일렉트릭(GE) 헬스케어 사업부 직원, 중국 CCTV 앵커 경력 등 다양하다. 철저한 기업 분석과 검증 과정을 거친 후 한 달에 2~3곳의 기업만 투자 대상으로 선정된다. 투자 대상을 선정하면 아워크라우드가 전체 투자금액의 10%를 투자한다. 투자자가 믿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데니스 반 아워크라우드 아시아 대표는 "큰돈을 투자하는 만큼 사람, 팀워크 등 인적 역량을 우선적으로 검증한다"며 "이후 시장 수요와 시장 규모, 경쟁자가 진입하기 어려운 강점이 있는지를 검증해 투자 대상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후 투자금뿐 아니라 자문, 거래처 연결 등 각종 지원을 제공한다. 반 대표는 "투자는 '결혼'과 같아서 투자할 스타트업을 결정하면 그때부터가 시작"이라며 "스타트업이 좋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자금뿐 아니라 자문 등을 꾸준히 한다"고 설명했다.
크라우드펀딩의 고용 효과도 우수하다. 이스라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아이앤젤스코는 스타트업에 3만달러를 투자할 때마다 1명의 고용이 창출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 대표는 "이스라엘 스타트업이 미국 보스턴으로 옮겨가면서 보스턴에서 지난 몇 년 동안 많은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말했다.
아워크라우드의 꿈은 세계 최대 투자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메드베드 CEO는 "크라우드펀딩이 대중화된 투자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시대가 올 때 최고의 투자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반 대표는 "우리가 투자하는 스타트업이 생산하는 제품이 세상을 더 낫게 바꿀 수 있도록 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샌프란시스코·밴쿠버=황진영 차장 young@asiae.co.kr
밀라노·베르가모(이탈리아)=임철영 기자
예루살렘·텔아비브·싱가포르=권해영 기자
런던·케임브리지=최서연 기자
(이상 증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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