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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크라우드펀딩 기업을 가다]애널 20명 매달 2~3곳 선정 '될성 부른 떡잎' 현미경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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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크라우드펀딩 기업을 가다]2. 이스라엘 아워크라우드(Ourcrowd)

의료·핀테크 등 다양한 전문가
작년 한 해 1200억원 매칭 성공
"투자는 결혼" 자금·지분 등 지원
회사도 10% 투자 자금회수 성공
[예루살렘(이스라엘)=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에 있는 세계 최대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아워크라우드(Ourcrowd) 본사. 사막의 모래를 연상시키는 황색의 예루살렘 벽돌로 만들어진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샌프란시스코, 뉴욕, 예루살렘, 홍콩, 시드니란 이름이 붙은 5개의 벽걸이 시계가 눈에 들어왔다. 5개의 시계는 아워크라우드가 지사를 세운 도시나 세계 금융 중심지의 시간을 알려주고 있다. 세계 경제의 '변방'인 예루살렘에 있지만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전체 직원 110명 중 외국인 비율도 70% 이상이다.

아워크라우드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의 세계적인 강자라고 할 수 있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개인 투자자들이 지분 투자 방식으로 스타트업에 투자해 향후 기업가치가 상승하면 투자자가 지분 비율에 따라 수익을 공유할 수 있다. 2013년 설립된 아워크라우드는 지금까지 110개국에서 1만2000명의 투자자들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해 93개사에 2억2000만달러(약 2620억원)를 투자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아워크라우드를 통해 스타트업에 투자된 돈은 1억달러(약 1190억원) 이상이다. 아워크라우드는 스타트업이 조달한 투자금의 2%를 수수료로 받는다.

지난 3월22일 아워크라우드 예루살렘 본사에서 만난 존 메드베드 아워크라우드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좋은 회사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이 '떡잎'일 때 알아보고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인텔, 오라클이 눈독 들이는 아워크라우드의 '작품들'=인텔은 지난 3월 가상현실(VR) 기술을 개발한 스타트업을 인수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최소 1억5000만달러(약 1780억원)로 알려졌다. 2011년 설립된 이스라엘 스타트업 '리플레이 테크놀로지스'가 인텔의 선택을 받았다. 30대에 가까운 고성능 카메라를 통해 스포츠 경기를 촬영한 후 시청자들이 360도 어느 각도에서든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한 회사다.

인텔의 인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환호를 지른 것은 리플레이 임직원뿐만이 아니다. 아워크라우드 투자자들도 '대박'을 터뜨렸다. 2015년 말까지 아워크라우드를 통해 이 회사에 투자된 금액은 214만여달러(약 25억원)다. 기존에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대기업이나 전문투자자 등 '그들만의 리그'에서 이뤄졌다. 메드베드 CEO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일반 투자자들도 유망한 스타트업에 선제적으로 지분을 투자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아워크라우드가 투자 회수에 성공한 사례는 2013년 설립 이후 총 6건이다. 아워크라우드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중 1곳이 주식시장에 상장됐고 5곳이 대기업에 매각됐다. 첫 투자 회수 사례가 리워크였다.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걸을 수 있는 휠체어를 개발한 이 회사는 2014년 9월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됐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투자받은 스타트업 중 최초의 기업공개(IPO) 사례다.

아워크라우드가 투자한 크로스와이스, 넥스트피어, 프로스퍼 등이 각각 오라클, 바이버 미디어, 프로스퍼데일리 등에 인수되면서 좋은 스타트업을 골라내는 아워크라우드의 탁월한 안목이 빛을 발하고 있다.

◆한달에 200개 스타트업이 아워크라우드 찾아=아워크라우드를 찾는 스타트업은 한 달에 200개가 넘는다. 수많은 스타트업 중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우버처럼 성장할 수 있는, 될성부른 떡잎을 골라내는 방법은 철저한 분석이다. 아워크라우드는 헬스케어, 핀테크(금융+기술),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20명의 애널리스트를 두고 있다. 임직원의 이력도 의학 전공자, 제너럴 일렉트릭(GE) 헬스케어 사업부 직원, 중국 CCTV 앵커 경력 등 다양하다. 철저한 기업 분석과 검증 과정을 거친 후 한 달에 2~3곳의 기업만 투자 대상으로 선정된다. 투자 대상을 선정하면 아워크라우드가 전체 투자금액의 10%를 투자한다. 투자자가 믿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데니스 반 아워크라우드 아시아 대표는 "큰돈을 투자하는 만큼 사람, 팀워크 등 인적 역량을 우선적으로 검증한다"며 "이후 시장 수요와 시장 규모, 경쟁자가 진입하기 어려운 강점이 있는지를 검증해 투자 대상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후 투자금뿐 아니라 자문, 거래처 연결 등 각종 지원을 제공한다. 반 대표는 "투자는 '결혼'과 같아서 투자할 스타트업을 결정하면 그때부터가 시작"이라며 "스타트업이 좋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자금뿐 아니라 자문 등을 꾸준히 한다"고 설명했다.

크라우드펀딩의 고용 효과도 우수하다. 이스라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아이앤젤스코는 스타트업에 3만달러를 투자할 때마다 1명의 고용이 창출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 대표는 "이스라엘 스타트업이 미국 보스턴으로 옮겨가면서 보스턴에서 지난 몇 년 동안 많은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말했다.

아워크라우드의 꿈은 세계 최대 투자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메드베드 CEO는 "크라우드펀딩이 대중화된 투자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시대가 올 때 최고의 투자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반 대표는 "우리가 투자하는 스타트업이 생산하는 제품이 세상을 더 낫게 바꿀 수 있도록 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후원=한국언론진흥재단

후원=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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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샌프란시스코·밴쿠버=황진영 차장 young@asiae.co.kr
밀라노·베르가모(이탈리아)=임철영 기자
예루살렘·텔아비브·싱가포르=권해영 기자
런던·케임브리지=최서연 기자
(이상 증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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