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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상인 1세대 윤장섭 회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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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동안 문화재 수집에도 집중

윤장섭 유화증권 명예회장

윤장섭 유화증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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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몇 남지 않은 개성상인으로 알려졌던 호림(湖林) 윤장섭 유화증권ㆍ성보화학 명예회장이 노환으로 눈을 감았다. 향년 94세.

고인은 1922년 개성에서 태어나 보성전문학교 상과를 졸업한 뒤 1957년 성보실업을 시작으로 유화증권, 서울농약(현 성보화학)을 창립해 우리나라 경제기반의 터를 닦는 역할을 했다.
그는 무리한 사업 확장이나 기업 인수, 매매 등을 하지 않는 '개성상인 1세대'로 유명한 인물이었다. '한 우물' 철학 덕분에 유화증권은 1962년 설립된 이후 풍파가 많은 증권업계에서 단 한번도 이름을 바꾸지 않고 영업을 하고 있는 몇 안되는 증권사로 이름을 남기고 있다.

고인은 성보화학ㆍ성보실업 경영에 신경썼을 뿐 증권사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겼고, 이후 아들 윤경립 사장에게 물려줬다. 대신 유화증권 '자사주' 매입으로 간접적인 영향만 줬다.

자사주에 대한 그의 애착은 하루이틀 얘기가 아니다. 전자공시제도가 도입된 2000년부터 자사주를 끊임없이 사들이는 모습이 확인됐다. 2008년 3월 경립씨에게 지분 일부를 증여해 최대주주 자리를 물려줬지만 그 이후 최근까지도 자사주를 매입했다.
경제인이지만 문화재 1만5000점을 사들인 문화재 수집가로도 유명하다. 개성공립상업학교 재학 중 미술사학자 고유섭 당시 개성박물관장의 특강에서 싹튼 문화재에 대한 열정이 평생 이어졌다. 고인은 "광고나 홍보할 돈이 있으면 문화재를 한 점 더 구입하는 것이 낫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는 1971년 고미술 중개상인으로부터 '청자상감유로연죽문표형주자'를 구매하면서 문화재 수집을 시작했다. 이후 개성 출신 선배인 최순우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황수영 전 동국대 총장, 진홍섭 전 연세대 석좌교수와 교류하며 문화재에 대한 안목을 길렀다.

1982년엔 서울 대치동에 개관한 호림박물관을 키워 신림동에 확장 이전했고, 2009년에는 신사동에 분관을 개관하는 등 민족문화의 계승에 힘을 쏟았다. 고인의 노력으로 해외로 반출될 뻔했던 국보ㆍ보물급 유물 등 1만5000점이 국내에 남게 됐다.

고인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1년 국민훈장목련장, 2009년에는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또 2011년 명지대학교가 국내 최초로 고인에게 미술사학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고인의 별세로 국내 3대 사립박물관을 일궜던 간송 전형필, 호암 이병철 등 선구자 1세대가 다 역사 속으로 떠났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정윤 여사와 삼남 재동(성보화학 부회장), 재륜(서울대학교 교수), 경립(유화증권 회장)씨, 며느리 오윤선(호림박물관장)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이다. 발인은 18일 오전 9시, 장지는 경기도 고양시 선영이다. (02-3010-2230)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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