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 흉터없는 갑상선 고주파 절제술 해외 전수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국내 의료진이 갑상선에 생긴 혹을 흉터 없이 고주파 절제술로 제거하는 시술법을 개발해 미국과 프랑스 등 의료 선진국에 전수하고 있다.

9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영상의학과 백정환 교수는 지난 2010년부터 6년간 650여 명의 해외 의료진에게 수술하지 않고 갑상선 양성혹을 치료할 수 있는 고주파 절제술 노하우를 전했다.

갑상선 고주파 절제술은 초음파를 이용해 갑상선 양성혹 안으로 미세 바늘을 삽입시킨 뒤, 고주파를 발생시켜 혹을 괴사시키는 시술법이다.

양성 혹으로 인해 목의 통증이나 이물감, 기침 등의 증상을 느끼는 경우나 혹의 크기가 2cm 이상으로 계속 자라고 있어 환자가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에 사용한다.

백 교수가 개발한 이 시술법은 절개를 하지 않기 때문에 흉터가 남지 않고, 시술이 간단해 일상으로 복귀가 바로 가능해 환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갑상선 고주파 절제술이 양성 혹을 제거하는 주된 치료법으로 자리잡으며 백 교수는 그 동안 쌓아온 임상 노하우를 많은 선진국 의료진에게 전수하고 있다.

2010년부터 지금까지 아시아뿐만 아니라 미국과 이탈리아, 프랑스, 네덜란드, 스페인 등 의료 선진국에서 총 300여 명의 해외 의료진이 자비를 들여 서울아산병원을 직접 방문해 연수를 받고 돌아갔다.

백 교수는 다양한 임상 사례를 중심으로 강의를 진행한 후, 해외 의료진이 고주파 절제술을 참관할 수 있게했다. 일반적인 강의 형식과는 다르게 한 팀을 최대 4명으로 제한해 집중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했다.

백 교수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 해외 현지를 직접 방문해 7차례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해 총 350여 명의 해외 의료진에게 고주파 절제술 노하우를 전수했다. 일정상 한국을 방문하기 힘든 해외 의료진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고 병원은 전했다.

백 교수는 “갑상선 고주파 절제술은 비수술적 치료법으로서 흉터가 남지 않고 갑상선 기능을 잘 유지시키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아 세계적으로 갑상선 양성 혹 제거의 주된 방법으로 최근 자리잡았다”며 “의료 선진국에 우리나라의 의료 기술을 전수하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좋은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에는 매년 약 70개국 400여 명의 해외의학자가 방문해 한국의 선진의료기술을 배워가고 있다. 지난 해 11월 한국의 근대 의료를 발전시킨 ‘미네스타 프로젝트’를 주관했던 미국 미네소타대학병원이 생체간이식 기술 전수와 줄기세포 공동연구를 요청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