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5명 채용한 고려대 베이커리 오픈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고려대학교가 대학 최초로 발달장애인 바리스타와 제빵사 등을 정식 직원으로 고용한 베이커리를 오픈한다.

고려대는 2일 안암캠퍼스 국제관 2층 로비에 '고대빵' 3호점 매장을 연다고 밝혔다. 이곳 직원으로 발달장애인 5명이 채용됐는데, 4명은 제품 판매와 커피 제조를 맡고 다른 1명은 생산라인에서 직접 빵을 만들게 된다.

이들 중에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소지한 직원도 2명이나 있어 일반 카페에 비해 서비스 속도는 다소 느릴 수 있지만 맛과 풍미에 있어서는 일반인 바리스타들이 만드는 커피와 다르지 않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매장 근무자 중에는 이 학교 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이동준(지체3급) 씨가 중증 신체장애를 극복하고 이번 채용에 지원해 합격했다. 이씨는 "같은 학교를 다니는 다른 학생들에게 장애인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리겠다"며 "앞으로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학교 행사와 회의 등이 열릴 때 이 점포에서 다과를 주문하는 등 점포운영 활성화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카페 수익금은 사업장에서 일하는 발달장애인 인건비로 쓰이며, 추가 이윤이 생길 경우 장애인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장학금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앞서 고려대는 3년여 전부터 발달장애인들을 채용하고 그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 '베어베터'와도 철학을 함께 하며 교감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에 오픈하는 매장 운영에 있어서도 베어베터 측의 경험을 많이 전수받았다.

이같은 장애인 직원 고용은 염재호 고려대 총장의 공약인 '장애인 고용 확대사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염 총장은 "학생들이 대학 내에 더불어 사는 다양한 가치들이 존재함을 알고 이를 공유하기를 바란다"며 "고려대에 재학중인 장애학생들도 사회에 나가 리더가 되고 우리사회를 바꿔갈 수 있는 진취적인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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