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은 오늘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할 예정이다. 신청이 수용되면 지난달 말에 이미 자율협약을 신청한 현대상선에 이어 국내 해운업계의 1, 2위 회사가 동시에 채권단 공동관리 아래에 들어간다. 채권단과 정부는 어제, 오늘에 이어 이번 주 내내 잇달아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시간이 없다. 안팎으로 겹겹이 얽혀 있는 난제들을 최대한 신속하고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미봉책이 아닌 근본적인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 예컨대 단순한 재무구조개선에 그치지 않고 영업여건과 수익구조 자체를 개선할 수 있는 활로를 찾아야 한다. 전문가들이 거론하고 있는 양대 해운사를 합병하거나 별도 지주회사가 두 회사를 지배하면서 구조조정을 이끌고 용선료 인하 협상력을 키우는 방안들까지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책임과 고통 분담을 위한 원칙을 마련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자율협약을 신청하기로 결정하기 직전에 소유 주식을 매각한 한진해운의 대주주인 최은영 전 회장 일가의 도덕적 해이 등에 대해 엄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나아가 대주주와 기업이 최대한의 자구노력을 해야 한다. 실업문제에 대한 최소한의 대책도 있어야 할 것이다. 총선 직후 야당이 구조조정 협력 의사를 밝히면서 가시화하고 있는 여야정협의체와 함께 실업대책에 대한 큰 틀의 합의가 나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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