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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이후…금융권에 '여의도 낙하산'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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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예금보험공사(예보)는 총선 전날인 지난 12일 김영백씨를 비상임이사로 선임했다. 김씨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야당 총재를 할 때 비서를 지냈으며 2000년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공천 탈락자들로 구성된 민주국민당, 정몽준 전 의원이 세운 국민통합21 등에 몸담았다.

수 차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며 정치인으로 살았으나 예보 비상임이사로 공개된 경력에는 한국일보 기자, 대한석탄공사 감사, 코레일애드컴 대표이사 등만 기재됐다.
금융권에 정치권 '낙하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4ㆍ13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하면서 갈 곳을 잃은 인사들이 금융권에 대거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관측이 파다하다.

1년4개월가량 공석인 KB국민은행 감사 자리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1월 초 'KB사태'의 책임을 지고 정병기 전 감사가 물러난 이후 정치권 인사나 전직 관료들이 차지할 것이란 설이 많았으나 지난달 주주총회에서도 선임은 이뤄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총선 이후 나타날 낙하산 압력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총선을 거치면서 일자리가 필요한 정치권 인사들이 크게 늘어났고 낙하산 전례가 많았던 금융권 요직을 노리는 이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전문성이 필수적인 최고경영자 자리를 넘보기는 쉽지 않겠지만 감사나 사외이사 자리는 낙하산이 강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정치인 낙하산은 총선 전에 이미 시작됐다. 중소기업의 자금 지원 역할을 하는 신용보증기금(신보)과 기술보증기금(기보)은 여당 이력을 가진 이들을 중용했다.

신보의 경우 지난 11일 김기석 전 새누리당 국민통합위원회 기획본부장을 감사에 임명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새정치국민회의 총재를 지낼 때 비서실 차장을 했고 이후 열린우리당 의원을 지냈으나 2012년 말 전국호남향우회 총연합회 상임고문 시절 새누리당으로 옮겨갔다. 1999~2003년에도 당시 대한주택보증(현 주택도시보증공사) 감사를 지낸 바 있다. 신보 노조는 "기금 운영 전문성이 전혀 없는 전형적 낙하산 인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기보는 지난달 말 상임이사에 유기현 전 한나라당 부산시당 사무처장을 임명했다. 기보 본점이 있는 부산에서 오랫동안 정치 활동을 해 온 인물이다. 주택금융공사는 민주자유당(현 새누리당) 선전국장과 당보 편집국장 등을 지낸 신용선씨를 최근 비상임이사로 임명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낙하산 관치금융 철폐가 금융개혁의 핵심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이명박 정권 시절엔 고려대 출신이 요직을 차지했으며, 박근혜 정권 들어서는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출신이 금융권을 장악하고 정치권의 입김은 최고조로 달해 인사 절차의 투명성도 무너졌다"면서 "총선 이후 낙하산 인사 시도에 대해선 강력히 대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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