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 거래량 넘겨 두달째 증가세
대출규제 강화에도 최악 벗어난듯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본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을 바닥 삼아 증가세로 반전한 이후 3~4월까지 상승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2월부터 시작된 주택담보대출규제 등 각종 악재에 부진했던 데서 탈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서울 강남 개포지구 재건축이 속도를 내면서 이 지역을 중심으로 살아난 매매 수요가 서울 전체 매매 거래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며 "여기에 시기적으로 본격적인 봄 이사철에 접어든 것도 거래량 증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 거래량을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 1분기(1만7520건) 전체적으론 여전히 거래 소강상태로 볼 수 있다. 지난해 1분기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2만8337건) 대비 61.8% 수준이어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2006년 이후 최다 수준을 보인 지난해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한다. 함 센터장은 "거래량이 지난해에 비해 급감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를 제외한 최근 연평균과 비교하면 거래량 자체가 적지 않다"며 "주담대 강화 여파와 최근 경기상황을 고려했을 때 최악은 벗어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증가세를 보임에 따라 매매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 11일 기준 전주보다 0.05% 오르며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국 매매가는 지난 4일 기준으로 8주 만에 간신히 하락세에서 보합 전환했다.
특히 강남구 개포지구 첫 재건축 단지인 개포주공2단지가 전용면적 3.3㎡당 4000만원을 넘는 분양가에도 성공적인 청약 성적을 거두면서 강남은 거래량이 크게 늘고 가격도 급등했다.
강남구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2월 256건에서 3월 387건으로 한 달 새 131건(51.2%) 늘었다. 가격도 지난 11일 기준 전주보다 0.17% 오르며 서울 평균인 0.05%는 물론 강남지역 평균(0.06%)도 웃돌았다. 25개 자치구 중 최고 상승률이다.
전문가들은 개포 재건축발 훈풍이 서울 전체로 확산될지는 미지수라고 본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개포를 중심으로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나아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심리가 커지고 있다"며 "다만 여전히 아파트 구매에 대해선 관망세가 강해 전반적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함 센터장은 "지방과 수도권에 비해 서울은 입주물량이 적고 재건축 이주에 따른 전월세 가격불안과 월세 전환 등을 고려하면 가격이 더 이상 하락하기는 힘들다"면서도 "전세시장이 최근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매매가가 크게 오르지도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월 주택 매매 거래량은 7만7853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4% 감소했다. 전월(5만9265건)보다는 31.4% 증가했으나 최근 5년 평균(8만6000건) 대비로는 9.9% 감소한 수치다. 3월 누계 기준으로는 19만9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1% 줄었다. 최근 5년 평균(20만7000건) 대비로는 3.5% 감소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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