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프로스포츠에는 ‘미친’ 선수가 나와야 챔피언이 될 수 있다는 속설이 있다. 한 선수가 예상하지 못한 활약으로 큰 경기의 흐름을 결정하는 사례가 많아서 생긴 속설이다.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김동욱(35·고양 오리온)과 전태풍(36·전주 KCC)의 맞대결이 ‘미친 승부’다.
고양 오리온은 7전4선승제의 시리즈에서 3승 2패로 앞섰다. 1패 뒤 세 경기를 내리 따내 우승을 눈앞에 뒀지만 지난 27일 5차전에서 KCC에게서 반격을 당했다. KCC 가드 전태풍의 활약을 막지 못했다. 그는 3점슛 세 개 포함, 20득점해 KCC가 94-88로 이기는 데 기여했다.
전태풍이 길을 뚫으니 ‘주포’ 안드레 에밋(34)의 위력이 배가됐다. 에밋에게 집중된 수비를 분산시켰기 때문이다. 에밋은 5차전에 38득점, 9리바운드를 했다. 챔피언 결정전 들어 가장 좋은 기록이다. KCC는 1~4차전에서 하승진(31)과 허버트 힐(32)에 의존했다.
전태풍은 “오리온 선수들은 다 에밋만 쳐다봤다. 그러면 코너에서 내 기회가 많아진다. 계속 3점슛을 시도하자 에밋도 수비에서 풀려났다. 하승진의 리바운드도 기회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매 경기가 절박한 추승균 KCC 감독(42)은 “슈터들이 해줘야 한다. 그러면 반전도 가능하다”고 했다.
전태풍과 김동욱은 같은 포지션에서 경쟁하지 않는다. 두 선수는 2012년부터 두 시즌 동안 오리온에서 함께 뛰어 서로를 잘 안다. 김동욱은 “전태풍에 비해 득점 방법이 상대적으로 많다. 골밑에서 득점하거나 외곽으로 패스를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53)은 “김동욱이 승부처에서 터져야 이길 수 있다”고 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