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 기준으로 1인당 GNI가 전년보다 감소한 것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어서 충격이 크다. 더욱이 2014년 2만8180달러로 3만달러에 바싹 다가섰다가 후퇴한 것이어서 아쉬움이 크다. 지난해 1인당 GNI가 후퇴한 것은 저성장ㆍ저물가ㆍ강달러라는 3중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성장률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따른 내수부진에다 수출부진으로 정부 목표치(3.8%)를 한참 밑도는 2.6%에 그쳤다. 저유가 등으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7%에 머물렀다. 게다가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과 중국 경제 불안 등으로 원달러 환율은 하반기에 상승세를 타면서 연평균 7.4% 상승했다.
경제환경이 급격히 호전되지 않는 한 우리나라는 올해는 물론, 내년 이후까지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대에 갇혀 있어야 할 형편이다. 독일과 일본, 미국 등이 3만달러 벽을 넘어서는 데 각각 5년, 6년, 9년 걸린 데 비해 우리는 그 기간이 턱없이 길어지고 있는 것이다.
소득 2만달러에 오랫동안 빠져있는 '중진국 함정'을 벗어나는 가장 확실한 길은 경제의 성장엔진을 다시 뜨겁게 데우는 것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정부는 단기 경기부양 처방뿐 아니라 중장기 성장잠재력 확충 정책을 적극 펴고 4대 부문 구조개혁을 서둘러 경제체질을 확실히 개선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함은 물론이다. 기업의 역할도 중요하다. 기업가 정신을 살려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한국경제가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일자리도, 분배도 헛구호에 그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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