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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코스트 참상 알린 '고교생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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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학살 다룬 만화소설 원서 번역한 청심국제고교 하윤지ㆍ김호진

취미는 원서 읽기와 글쓰기 … 세계시사·국제관계 더 공부할 것

하윤지양(왼쪽)과 김호진군이 공동 번역한 저서 '희망을 지킨다는 것(틔움출판)'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하윤지양(왼쪽)과 김호진군이 공동 번역한 저서 '희망을 지킨다는 것(틔움출판)'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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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고등학생이 자기가 태어나기 전에 일어났던 사건에 대해 이렇게나 섬세하게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놀랐어요. 번역을 하는 동안 홀로코스트 피해자인 유대인들의 비참한 삶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무려 600만명의 유대인을 죽음으로 몰아간 대학살(홀로코스트, Holocaust)을 다룬 그래픽 노블(만화 소설) '희망을 지킨다는 것(틔움출판)'을 번역한 하윤지(18)양의 고백이다. 청심국제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그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김호진(17)군과 함께 원서 'Keeping My Hope(키핑 마이 호프)' 번역을 지난해 하반기 세 달여에 걸쳐 완성, 이달 한국어판을 출간했다.

23일 하양은 "중학교 때부터 교내외 외국인 선생님들을 위해 다양한 번역을 진행해왔다"며 "이번엔 다수의 독자를 위한 번역, 특히 관심 분야인 세계사에 관한 내용이라 기쁜 마음으로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키핑 마이 호프'의 저자 크리스토퍼 허(Christopher Huh) 역시 두 번역자 또래의 한국계 고등학생이다. 미국 메릴랜드 주에 살며 청소년 작가로 활동 중인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학교에서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1년 반에 걸친 자료조사와 스토리 연구 끝에 이 책을 출간했다.
작품은 폴란드에 살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가 홀로코스트의 공포를 겪은 한 할아버지가 손자손녀에게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광기 어린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도 우정과 가족애를 통해 희망을 잃지 않는 주인공의 모습을 잔잔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노벨 평화상(1986년) 수상자 엘리 위젤 등으로부터 호평을 받기도 했다.

하양은 크리스토퍼 허의 작품 전개방식과 그 안에 담긴 메시지에 대해선 "학생다운 글을 썼다고 본다"며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고, 그렇다고 내용이 유치하지도 않았다"고 평했다. 다만 주인공 아리를 둘러싼 인물들의 감성선과 사건의 복선, 철저한 자료조사에서는 비슷한 나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성숙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김군은 "저자가 유대인 홀로코스트라는, 우리 삶과는 멀게 느껴지고 딱딱한 주제로도 관객들을 빠져들게 하는 글쓰기 실력이 놀라웠다"고 분석했다. 이어 "크리스토퍼가 이 책을 통해 남긴 그 메시지를 우리가 조금 더 멀리 전달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작품과 주제와 형식이 유사한 아트 슈피겔만의 만화 '쥐(1986ㆍ1991 출간)'와의 비교에선 두 사람 모두 "쥐가 아닌 사람을 통해 사건을 직설적이고 사실적으로 표현하되, 잔인함을 제외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소 무거운 주제의 책이지만 감상법이 특별하진 않다. 김군은 "어려운 역사책을 읽듯이 세부 내용 하나하나를 기억하거나 신경 쓰지 말고 전체적인 내용과 분위기를 감상하며 부담 없이 읽으면 된다"고 조언했다.

각각 글쓰기와 원서 읽기가 취미라는 두 사람의 향후 목표는 세계시사와 국제 관계에 대해 좀 더 깊이 공부하는 것이다. 하양은 "역사는 경제, 사회, 인문 등 여러 학문의 성장에 있어 기본 토대가 된다"며 "테러나 난민문제 등 전 세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야 멀리, 그리고 다양하게 바라보는 시각을 기를 수 있다"고 전했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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