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통해 아카이브·전시 '라키비움'으로 변모
국립중앙도서관은 22일 본관 2층 문학실에서 '국내문학상 수상 작품展'을 기념하여 국내 유일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인 이광수 ‘무정’(1920) 재판본, 백석 ‘사슴’ 초판본(1936년), 서정주 ‘화사집’(1941) 초판본 등 희귀자료 3책을 특별 공개했다.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서울 서초동 국립중앙도서관이 도서관과 정보 아카이브, 박물관을 아우르는 '라키비움'으로 변모한다. 백석, 서정주 등 희귀자료를 모아 선보이고, 죽간·파피루스·인쇄 및 전자매체 등 다채로운 기록매체의 변천사를 보여주는 박물관도 개관한다.
라키비움 공간으로 변모한 본관 2층 문학실(870㎡)은 한국문학의 토대가 된 근대문학의 감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기존의 5단 서가에서 탈피해 3~8단 복식서가 및 유리진열장 등 123개와 이용자의 취향을 고려한 다양한 디자인의 좌석 116석을 배치했다. 이곳에 23~24일 양일간 백석의 ‘사슴’ 초판본(1936), 국내 유일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인 이광수의 ‘무정’ 재판본(1920년), 서정주의 ‘화사집’ 특제본(1941) 등 희귀자료 3책을 공개한다. 김동리와 박목월의 유품 및 작품 30여점도 직접 만날 수 있다.
도서관이 연말 개관하는 기록매체박물관(가칭)은 수록(저장)·필기(생산)·재생매체의 변천사를 살필 수 있는 장이다. 디지털도서관 지하 3층 전시실(220㎡) 및 로비벽면(702㎡) 등 총 920㎡를 활용한다. 이 박물관에서는 ▲바위, 동굴벽, 뼈, 점토판 등 선사시대부터 ▲죽간, 목편, 파피루스, 종이(한지, 죽지 등) 등 역사시대 ▲필름, 사진, 음반, 카세트 등 시청각매체 ▲종이, 자기테이프, 디스크, 외장용 메모리 등 인쇄·전자매체 ▲미래매체로 불리는 석영광학저장기술(Migration free preservation)까지 기록매체의 변천사를 선보인다.
본관 1층에는 최근 리모델링을 통해 방대한 도서관 자료를 주제별로 꾸린 전시실(337.5㎡)을 마련했다. 이곳에선 ‘그날의 영광, 내일의 기대: 국내 문학상 수상 작품展’을 시작으로 ‘조선을 사랑한 서양의 여성들: 송영달 개인문고 설치기념 특별전’(5~6월), ‘한국전쟁, 미 NARA 수집문서를 보다’(6~7월), ‘옛 소설의 대중화, 세책과 방각본’(8~10월), ‘장애인, 책, 또 다른 세상을 만나다’(11~12월) 등 다양한 전시가 열린다.
1층 전시실 맞은편에는 도서관의 지난 70년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상설전시’도 새롭게 설치한다. 1945년 개관 이래 현재까지 지난 70년 동안의 발자취와 1000만 장서 현황, 우리나라 도서관 역사의 주춧돌인 박봉석 초대 부관장의 업적과 저서를 아울렀다. 박봉석 부관장은 광복 후 극도의 혼란 속에 다른 직원들과 함께 불침번을 서며 장서를 지켰고, 문헌수집대도 만들어 귀한 건국자료를 수집하는 등 1945년 10월 15일 국립도서관 개관을 이끈 한국 도서관계 대표 인물이다.
임원선 국립중앙도서관장은 “도서관은 이제 단순히 책을 보는 장소가 아니라 변화의 시대, 인류의 지성을 대표하는 정보와 소통의 공간이자 문화를 향유하는 교육적 공간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가대표 도서관인 국립중앙도서관이 도서관의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고자 한다”고 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