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티 소믈리에 "茶는 여유찾는 음료"…각자 취향 찾아줘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지구촌 어디를 가더라도 고유의 차 문화가 있습니다. 동방예의지국을 표방하는 우리나라는 왜 사라졌을까요?"
오설록은 아모레퍼시픽 창업주인 고(故) 서성환 회장의 물음으로부터 시작했다. 1979년 지천명(知天命)에 들어선 서 회장은 한국 고유의 차문화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제주도에 터를 잡고 녹차 밭을 일궜다. 선대회장의 유지를 이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녹차 밭을 바탕으로 차문화를 대중화하는 데 주력했다. 차를 마시고 공유하는 공간, 오설록 티하우스가 대표적 사례다.
"옛 조상은 풍류를 즐길 때 차가 빠지지 않았습니다. 오설록 브랜드는 차만 마시고 끝나는 게 아니고 편안한 여유와 힐링의 감성 콘텐츠입니다. 차는 단순한 기호품을 넘어 사람에게 여유를 찾아주는 쉼의 음료입니다. 미각을 통해 낭만을 찾아가는 통로이기도 합니다."
2004년 처음 문을 연 오설록 티하우스는 녹차를 기본으로 한 음료를 개발해 다양한 메뉴를 내놨다. 2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차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커지면서 매출도 꾸준하게 늘고 있다. 특히 차 문화가 발달한 중국인도 이곳을 한국의 명소로 꼽을 정도다. 지난해 말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점을 리뉴얼, 프리미엄 티하우스를 개점했다. 이곳에서는 도심에서 티 소믈리에가 직접 자신만의 차 취향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현대미술관 서울관점은 티 소믈리에의 도움으로 고객이 직접 차를 우려 마실 수 있도록 다구가 함께 제공된다.
이 곳에서는 '티바'도 새롭게 도입됐다. 차 마시는 가격에 5000원만 더 내면 미니 티 클래스를 체험할 수 있다. 오설록의 대표 차를 맛볼 수 있는 '티 샘플러'와 함께 티 소믈리에 상담이 제공된다. 이를 통해 자신만의 차 취향을 찾을 수 있다.
"고객들이 차에 대한 체계적인 공부를 하고 싶어 티 하우스를 찾아온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사실 공부를 하고 싶으면 학원을 가면 되죠. 자신이 선호하는 차를 찾고, 차에 대해 서로 공감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휴식을 취하고 싶어 방문합니다. 티 소믈리에는 차 한잔에 마음과 정성을 다해 고객들에게 휴식을 주는 조력자입니다."
다인협회에서 추정하고 있는 국내 차 인구는 300만명이다. 1990년대부터 조금씩 늘기 시작하더니 최근 웰빙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차 애호층에 크게 증가했다.
"차를 즐기는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어요. 주말에는 가족단위와 커플 고객들이 대부분입니다. 오설록에서 가장 선호하는 차요? 제주 난꽃향 그린티와 삼다연 제주영귤차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차는 다른 사람이 끓여주는 차라고 한 고객이 얘기하더라고요. 차를 담는 사람으로서 하루가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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