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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빅뱅]넷플릭스·유튜브 맞설 '콘텐츠 종합상사'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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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본의 공습, 미디어빅뱅
②이통사 해외 진출 新 전략

네트워크 중심 통신 시장
각국 규제 많고 성장 정체
SK11번가·네이버 라인처럼
세계시장 플랫폼 공략
기업간 M&A로 활성화돼야


[미디어빅뱅]넷플릭스·유튜브 맞설 '콘텐츠 종합상사'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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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힐리오(Helio)'를 기억하시나요?
어느덧 사람들의 기억속에 가물가물해진 힐리오는 SK텔레콤이 2006년 미국에서 선보인 알뜰폰 서비스다.

SK텔레콤은 당시 44억 달러(5조4200억원)를 투자해 현지 가상이동통시망사업자(MVNO)인 어스링크와 함께 힐리오를 시작했다. SK텔레콤은 국내의 앞선 이동통신 서비스와 삼성전자 등의 최신 휴대폰으로 미국 이동통신 시장 공략에 나섰으나 결국 누적 적자를 거듭하다 현지 이동통신사인 버진 모바일에 힐리오를 매각했다. 힐리오는 2010년 5월 완전 서비스를 중단했고, SK텔레콤은 수천억원의 손실을 봐야했다.

◆국내 이동통신사, 해외 진출 잇단 실패 = SK텔레콤은 2000년 베트남 정부와 합작해 현지 이동통신 서비스인 'S폰'을 시작했다. S폰의 사업은 성공적인 듯 했으나 결국 베트남 정부가 추가 지분 확보를 허가하지 않자 베트남에서 철수했다.

SK텔레콤은 중국 이동통신 진출을 위해 2006년 현지 2위 이동통신사인 차이나유니콤의 지분 6.6%를 확보했으나 중국 정부가 추진한 통신시장 구조조정 결과 지분율이 3.8%로 하락했다. 결국 이사회 참여 등 경영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되자 SK텔레콤은 2009년 지분 전략을 매각하는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국내 이동통신 3사의 매출이 동반 하락하면서 통신산업이 정체되고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동통신 3사는 지난해 7조8000억원의 마케팅비를 썼으나 한정된 시장에서 서로의 가입자만 뺏고 뺏기는 제로섬(Zero Sum) 게임만 벌였다.

통신시장의 정체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올 때마다 단골메뉴처럼 등장하는 말이 "좁은 한국 시장에서 다투지 말고 해외 시장에 진출하라"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 통신 사업자들이 해외 시장을 노크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은 미국, 베트남, 중국 시장에 공략에 나섰지만 비싼 수업료만 내고 모두 철수한 상태다.

상황은 KT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KT는 1997년 러시아 연해주의 지역 이동통신사인 NTC를 2200만 달러에 인수했다. NTC는 4년만에 흑자 전환하고 가입자 100만명을 넘기는 등 성장을 거듭했다.

하지만 KT는 2011년 돌연 NTC를 현지 3위 이통사인 빔펠콤에 3억4600만 달러를 받고 매각, 완전히 손을 뗐다. 14년만에 15배 수익을 거두었으나 이같은 KT의 선택 배경에 모두 고개를 갸웃거렸다. 러시아내 전국 규모 이통사들이 잇달아 지역 이통사를 인수합병(M&A)하는 구조 개편 과정에서 결국 손을 털고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KT는 러시아 NTC 매각 자금으로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 공략에 나섰으나 지금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내 이통사의 해외 진출이 어려운 것은 기간 산업인 통신 산업에 대한 각국의 규제가 강하기 때문이다. 이동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주파수 면허를 획득해야 한다. 외국인에 대한 지분 규제도 심해 자금이 있다고 해서 마음대로 투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네트워크 고집 버리고 플랫폼으로 해외 진출해야 = 전문가들은 네트워크 중심의 해외 진출 전략에서 벗어나 플랫폼과 콘텐츠를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플랫폼과 콘텐츠는 통신사업보다는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고 한류를 이용할 경우 현지 시장에 비교적 쉽게 안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11번가다. SK플래닛이 운영하고 있는 오픈마켓 11번가는 2013년 터키에 'n11.com'을, 2014년에 인도네시아에 일레브니아(elevenia)를 선보인데 이어 지난해에는 말레이시아 시장(www.11street.my)에도 진출했다. 터키 11번가의 경우 서비스 개시 1년 6개월 만에 2014년 말 월 거래액 기준 시장 1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해외 진출이 성과를 내면서 처음으로 연간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지난해 4분기에만 326억엔(3339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6% 성장했다. 일본과 태국 모바일 메신저에서는 라인이 1위를 달리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플랫폼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위험을 감수하고 꾸준히 투자할 수 있는 체력과 경험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간의 합종연횡과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릴 필요가 있다. 중국의 알리바바, 텐센트, 미국의 넷플릭스, 유튜브 등과 경쟁을 벌이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들도 체급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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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급 키워, 해외 기업들과 경쟁해야 = 이미 해외 이동통신사들도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은 지난해 4월 AOL을 인수한 데 이어 야후의 인터넷 사업 부문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최대 케이블방송사인 컴캐스트도 야후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미국 통신사ㆍ케이블방송사가 야후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성장이 정체된 통신 시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인터넷 기업들과 경쟁을 벌이기 위해서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해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을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이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국내 소규모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에는 역부족인 경우가 많다"며 "과거 종합상사처럼 국내의 방송, 영화, 웹툰, 음악, 게임 등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해외에 유통할 수 있는 5~6개의 대형 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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