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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택 공급과잉 판단에 한발짝 더 접근…분양보증 절차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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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주택은 과연 공급 과잉 상태인가. 연구기관들마저 진단이 분분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는 쪽이다. 하지만 말과는 달리 행동은 과잉을 우려하는 것으로 읽힌다.

분양에 앞서 받아야 하는 분양보증 심사를 좀 더 까다롭게 한 것이 대표적이다.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이달부터 '미분양 급증 우려 지역'에 대해 분양보증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지점 차원에서 심사를 한 후 보증서를 발급해주는 방식은 유지하되 특별히 공급이 많아 미분양이 우려되는 지역에 공급되는 물량에 대해서는 본점 차원에서 한차례 심사를 더 하겠다는 것이다.
대상 지역은 경기 평택ㆍ고양ㆍ남양주ㆍ용인ㆍ파주ㆍ김포ㆍ화성ㆍ광주, 인천 서구, 대구 달성군, 대전 유성구, 충북 진천ㆍ충주, 충남 천안ㆍ아산ㆍ서산ㆍ부여ㆍ예산, 전남 나주, 경북 포항ㆍ경주ㆍ구미, 경남 거창 등 23곳이다. 미분양 주택이 500가구 이상 누적된 곳 중 최근 3개월간 미분양이 50% 이상 증가했거나 전년도 평균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한 지역이다.

HUG는 분양가 적정성 여부를 포함해 사업성을 검토해 지사에서 분양보증 심사를 하고 있는데 2차 심사까지 더해질 경우 분양보증서 발급 기간이 1주일 이상 지연되게 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보증서를 발급받기까지 기간이 그 이상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분양승인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심사를 통해 피부로 느껴왔지만 심사라는 것이 정확하게 정해진 일정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미분양이 누적돼 있다는 이유로 2차 심사를 하는 것이라면 보증서 발급까지는 시간이 더 많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보증심사 강화 조치가 분양일정을 좌우하는 요인으로 부각되는 셈이다.

이런 분양보증 심사 강화는 HUG의 자체 결정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데서 주택 공급과잉에 대한 정부의 판단이 바뀐 것 아니냐는 지적이 고개를 들고 있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HUG가 자체적으로 심사를 강화한 것이라곤 하지만 국토부와 협의를 거치지 않고 진행할 순 없을 것"이라며 "정부가 공급 억제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볼 수 있어 금융규제 강화에 이어 시장 분위기가 더 위축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여전히 공급량이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 박선호 주택토지실장은 "아직 공급량이 많다거나 적다가니 문제가 있다는 등을 판단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며 "전국적으로 보증심사를 강화하는 것도 아니고,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HUG의 자체 조치"라고 말했다. HUG의 분양보증 심사 강화를 정부의 분양 옥죄기로 보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국토부 한켠에서는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공급이 많았다는 인식은 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는 지역별로 문제가 있는 곳을 조절하겠다는 것 아니겠나"고 말해 보증 심사 강화 등의 조치를 통해 공급량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건설사들은 지난해에 이어 적극적인 분양에 나서고 있다. 작년 12월 말 미분양 주택 물량이 전월(4만9724가구)보다 23.7%(1만1788가구) 증가한 총 6만1512가구로 늘었으나 3월 분양예정 물량은 전년 동월 실적(2만2159가구) 대비 2배에 가깝게 늘어난다. 61개 단지 4만3000여가구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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