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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설, 민심과 산업현장의 소리 깊이 새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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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가 사실상 오늘 시작됐다. 고속도로와 철도 등에선 벌써부터 '민족대이동'이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명절을 맞는 마음, 고향을 찾아 가는 발걸음이 설레고 넉넉하지만은 않다. 아니 어느 해보다 긴 연휴의 명절이어서 오히려 더 착잡한 이들이 많을 것이다. 힘겨운 일상을 잠시 뒤로하는 명절이지만 가족과 친지들을 만나는 것은 엄연한 삶의 현실과 대면하는 또 다른 시간인 것이다.

설이나 추석 앞에 '흥겨운'이라는 말을 붙이기가 쉽지 않게 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올해 설은 특히 마음을 무겁게 한다. 무엇보다 경제사정이 새해 들어 한층 더 불안해지고 있다. 한자리에 모인 가족들이 정담과 덕담을 나누다가도 결국엔 취업과 육아의 어려움, 조기퇴직, 노후생활의 불안과 실의로 한숨을 내쉬게 되는 풍경들이 그려진다.
청년이든, 중년가장이든, 노년이든 모든 가족 구성원들을 고달프게 하는 삶의 현실은 여성가족부가 어제 발표한 가족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여실히 확인된다. 결혼적령기가 점점 늦어지는 만혼(晩婚) 현상이 심해지고 있고, 경제적 부담으로 출산을 기피하는 비율이 20대와 30대에서 각각 52%, 37%로 나타났다. 결혼하기 힘들고, 결혼해도 가족을 제대로 구성하기 어려운 실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명절의 귀성행렬은 이같이 가족이 흔들리는 현실에서 더욱 가족을 애타게 찾는 역설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설 명절에 모두가 매운바람에 입은 상처와 고달픔을 씻고 조금이라도 기운을 얻기 바란다. 고단한 현실이지만 가족들의 정에서 그럼에도 열심히 살아갈 이유를 얻기 바란다. 나아가 내 가족을 넘어선 '더 큰 가족', 우리 사회 공동체의 의미에 대해서도 되새겨봤으면 한다. 명절은 공동체의 축제다. 내 가족에 대한 사랑을 다른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다른 가족의 어려움을 내 가족의 어려움으로 여기는, 그렇게 '더불어 숲을 이루는' 것에 대해 잠시나마 생각해보기 바란다.

명절에 이 같은 우리 사회 공동체의 현실과 숙제에 대해 누구보다 깊이 성찰하고 각오를 새롭게 해야 할 이들이 있다. 특히 정치인들이다. 4월 총선거를 두 달여 앞둔 상황에서 맞는 올해 설엔 여느 해보다 정치권의 민심잡기 경쟁이 치열할 것이다. 제3당의 출현에 대한 여론의 반응에서 볼 수 있듯 '새로운 정치'에 대한 요구와 갈증을 밑바닥 민심을 통해 제대로 보고 듣기 바란다. 경제부처 장관들은 설 연휴를 일부 반납하고 수출과 생산 현장을 찾아 애로 사항을 들어볼 예정이라고 한다. 의례적인 방문이 아니라 비상한 각오를 다지는 시간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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