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년 전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제1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래 100년 주기로 제2차와 제3차 산업혁명이 이뤄져 인류의 삶은 눈부시게 변화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은 50년 만에 이뤄지면서 발전의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변화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 신속한 적응력과 대비책 마련이 절실하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엑센츄어의 피에르 낭텀 회장은 "2000년 이후 지금까지 세계 500대 기업 중 절반 이상이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지 못해 사라졌다"고 말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제4차 산업혁명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살아남기 힘들고 국가도 퇴보할 수밖에 없다.
미래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는 최우선적으로 창의력과 사고력을 갖춰야 한다. 즉,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의 선두에서 지식을 창조하는 역할을 담당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교육의 현실은 여전히 지식의 창조가 아닌 지식을 암기하는 주입식 교육에 머물러 있다. 여기에 과열된 교육열이 더해져 초등학생들부터도 엄청난 사교육에 시달리고 있고 학부모들은 사교육비 부담에 허리가 휘고 있다. 그나마 이렇게 열심히 가르쳐서 훌륭한 인재가 양성된다면 모르겠지만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대학입시를 염두에 두고 선행학습에 매진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창의력과 사고력은 기대할 수 없다. 한국에서 노벨상이 안 나오고 스티브 잡스처럼 혁신적인 기업인이 나올 수 없는 이유다. 웬만한 수능점수로는 들어갈 엄두도 안 나는 우리나라의 소위 일류대학 미대에서 천재적인 화가가 나올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동안 우리 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많은 비판과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여전히 우리의 교육현실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정치권은 관심이 없고 교과부는 권한이 없다고 몸 사리고 있지만 실상은 개혁의지 자체가 있는지 의문이다. 우리 정부가 제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야심차게 '제조업 혁신 3.0'을 내놓았지만 스위스 유비에스(UBS)은행에서 최근 발표한 '4차 산업혁명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국가 순위'에서 한국은 25위에 불과했다.
김지홍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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