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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푸스 디자인, '엄지'에서 시작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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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푸스 PEN-F, 6개 원형 다이얼과 나사 없는 디자인
4개월 고뇌 끝에 5060 넘어 2030도 반할 작품 나왔다
"카메라, 디자인이 곧 기능…조작이 쉬운가 1순위 고려"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사람들의 손 크기는 잘 변하지 않습니다. 카메라 크기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카메라 디스플레이는 나날이 커지고 다이얼은 많아지며 소비자들은 이 모든 게 조화롭게 아름다운 디자인을 원합니다. 그렇다 해도 디자인을 하면서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사진이 잘 나올 수 있도록 조작이 쉬운가'하는 점입니다. 따라서 모든 디자인은 (카메라를 드는) 엄지손가락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엄지손가락에서 시작된 디자인 콘셉트는 4개월간 이어진 고민 끝에 올림푸스 펜(PEN) 시리즈의 신작 'PEN-F'의 '예스러운 디자인'으로 완성됐다.

1일 만난 PEN-F 디자인 총 책임자 노하라 다케시 올림푸스 디자인센터 미러리스 카메라 담당장(40)은 "PEN-F의 최종 디자인이 결정되기까지 걸린 기간은 일반적인 카메라 모델의 1.5배"라며 "역대 PEN 시리즈 중 가장 디자인 완성도가 높은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올해는 올림푸스가 최초로 카메라를 출시한 지 80주년이 되는 해다. 1936년 '세미-올림푸스 I'을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카메라 사업에 뛰어든 올림푸스는 1959년 첫 출시된 PEN으로 올림푸스 카메라의 인지도를 높였다. 이후 PEN 시리즈는 출시 50주년이 되던 2009년 기존의 필름 카메라 콘셉트를 계승한 미러리스 디지털 카메라로 새롭게 탄생했다. 디지털 카메라로 재탄생한 PEN 시리즈는 출시와 함께 최단 기간 매진 사례를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2004년에 올림푸스에 입사한 노하라 담당장은 2008년부터 카메라 디자인팀에 합류, PEN이 디지털 카메라로 변모하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카메라 80주년을 맞아 공들여 준비한 신제품 PEN-F는 디자인 면에서 다시 디지털을 벗고 아날로그를 입었다. 제품디자인에 앞서 타깃 소비자를 50~60대 스타일리시한 중장년층으로 명확히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가 이번 제품을 디자인하면서 일관적으로 떠올린 것은 '아날로그 감성'이었다.

PEN-F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은 카메라에 톡 튀어나온 6개의 다이얼이다. 이를 통해 주요 기능은 모두 손으로 조작 가능하다. 다이얼을 포함한 카메라의 모든 버튼은 원형으로 돼 있다. 전자식 뷰파인더(EVF) 마저도 원형이다. 그는 "금속을 가공할 때 회전하는 물체가 아니면 제대로 가공이 되지 않아 초기 필름 카메라의 다이얼 모양은 원형일 수밖에 없었다"며 "이 디자인을 통해 주요 타깃인 50~60대는 당시를 추억할 수 있고, 이는 옛것을 동경하는 20~30대에게도 매력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올림푸스 PEN-F

올림푸스 PEN-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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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품의 디자인을 결정하기까지 같은 모델의 목업(실물 크기의 모형)만 수차례 만들었다. 그 때마다 사내외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반영해 디자인을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다이얼의 위치만 살짝 바뀐 목업만 15여개에 달했다.

다이얼을 돌릴 때 딸깍거리는 느낌도 다이얼의 기능에 따라 각각 달리 했다. 이를 위해 다이얼의 무게(경도)도 세부적으로 신경 썼다. 배터리 포함시 427g 수준인 무게감도 '초경량'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 50~60대 중장년 타깃층을 고려해서다.

필름 카메라의 아날로그 감성을 살리기 위해 본체 하단을 제외, 나사 하나 보이지 않는 디자인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서는 제조 부문·개발 부문과 수없이 많은 의견조율을 해야 했다. 노하라 담당장은 "'가장 완성도 높은 제품'을 만드는 게 모두의 목표였기 때문에 '무리한' 부탁이었지만 결국 제품에 반영됐다"고 웃었다.

그는 올림푸스가 디자인을 매우 중요시하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디자인을 멋지게 하기 위해서라기보다 디자인은 곧 '기능'이라고 생각해서라는 설명이다. 디자인센터의 디자이너 역시 카메라 부문을 포함해 30명 가까이 된다.

노하라 담당장은 이번 PEN-F가 '브레이크 없는 디자인'을 갖췄다고 자부했다. 디자인을 시작 할 때 통상 목표 원가가 설정되지만 이번에는 그 브레이크를 제거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돈이 얼마 들어도 상관없다, 좋은 디자인을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했고, 이로 인해 완성도 높은 작품이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림푸스 PEN-F는 이달 중 국내 시장에 출시된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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