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조원 안팎…국내 리츠·SOC 등에 간접투자
낮은 보수에 한 차례 유찰…투자자문사 선정 난항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정부가 35조원에 이르는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을 활용해 대체투자에 나선다. 기준금리가 1% 대로 뚝 떨어진 데다 국내·외 증시가 불안한 상황에서 투자 방식을 다각화하고 내수를 진작하기 위해서다. 주택기금의 대체투자 규모는 올해 1조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해외보다는 국내 부동산 리츠, 사회간접자본 등에 대한 간접투자 방식이 유력하다.
청약저축·국민주택채권 등이 재원인 주택기금은 총 자산이 114조원에 이른다. 35조원의 여유자금 중 30조원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투자증권이 전담 운용하고 있다. 현재 이들은 주로 채권이나 주식 상품에 투자하고 있다. 수익률은 2014년 하반기 2.24%, 지난해 상반기 4.14% 수준이다. 나머지 4조5000억원은 정부 연기금투자풀에 투입돼 있으며 5000억원은 현금성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국토부는 30조원의 여유자금 중 약 1조원을 할당해 중산층 대상 8년 장기 임대주택인 뉴스테이와 같은 부동산 대체투자에 활용하기로 했다. 여유자금 운용기관과 별도의 자문사를 선정해 조언을 받고, 적격성을 검증받아 대체투자에 나서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는 대체투자가 다양한 영역에 대한 연구를 필요로 하는 만큼 참여 대상 기관을 대폭 넓혔다.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른 부동산투자자문회사 뿐 아니라 회계법인, 감정평가법인, 신용평가사 등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놨다. 하지만 자문기관 선정은 쉽지 않다. 지난 15일 첫 번째 입찰에 참여한 기관이 적어 한 차례 유찰됐다. 오는 28일까지 재입찰을 진행 중이다.
자문사 선정에 애를 먹는 이유는 자문 보수가 너무 낮은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않다고 해도 턴키 방식으로 관련 연구와 자문을 다 하면서 1년에 1억원의 보수를 받는다는 조건은 다소 가혹한 측면이 있다"며 "부동산 관련 투자자문 능력을 가진 곳이 많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재입찰에서도 유찰될 경우 보수를 올리는 방안을 포함해 보완한 뒤 대체투자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체투자 관련 투자자문을 할 수 있는 회사들이 많지 않고 책정된 보수 역시 적다는 지적은 알고 있다"면서 "2회 유찰될 경우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에 협의를 진행해보고 보수 증액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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