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중형 예상 사건, 피고인 없이 선고 안돼"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중형 선고가 예상되는 사건에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출석하지 않았다면 재판 결과를 그대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김창석)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집단·흉기 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광주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낸다고 12일 밝혔다.
김씨는 2013년 11월 폭행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징역 2년을 선고했다. 2심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김씨를 둘러싼 재판 과정이 소송 절차를 어겼다면서 파기 환송했다.
이번 사건은 1심 때 김씨가 법정에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판결을 선고한 게 정당한지가 쟁점이다. 김씨에게 적용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집단·흉기 등 상해)죄'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다. 형법 제42조에 의하면 유기징역의 상한은 30년이다.
대법원은 "이 사건은 소송촉진법 제23조 단서의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에 해당하는 사건으로서 피고인의 진술 없이는 재판할 수 없다"면서 "제1심은 이를 간과하고 피고인 진술 없이 재판을 진행해 판결을 선고했는데 소송절차가 법령에 위배돼 판결에 영향을 미친 때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새로 적법한 소송절차를 진행한 다음 위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원심에서의 진술 및 증거조사 등 심리결과에 따라 다시 판결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한편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이상훈)는 '폭력행위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허모씨 사건에서도 유사한 이유로 파기 환송했다. 허씨는 변호인 없이 재판이 진행된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허씨에 대한 국선변호인은 2심 때 선임됐다.
대법원은 "허씨 사건은 변호인 없이 심리할 수 없는 사건"이라면서 "1심 공판절차에 따른 결과는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1심의 소송행위가 유효하다는 전제에서 1심이 조사·채택한 증거로 항소이유를 판단했으므로 2심은 소송행위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