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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아파트 '전세 낀 월세'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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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에 순수전세 별따기
재계약때 보증금 오른만큼 월세 충당 늘어
공급과잉에 전월세전환율도 낮아져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서울 강남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월세(月貰)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저금리로 집주인의 전세기피 현상이 이어지면서 아파트 임대차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전세 물량이 줄어들고 있는데다, 올 한해 분양이 몰리면서 집값 정체현상이 앞으로 수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2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들어 서울 내 주택 임대차 거래량은 43만6090건이며 이 가운데 월세는 17만9743건으로 41.2%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서울의 연간 주택임대차 거래 44만8341건 가운데 월세 비중이 36.8%(16만4962건) 수준이었던 점과 견줘보면 월세거래 비중이 4.4% 포인트 증가했다. 이 수치에는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치 이하인 월세를 비롯해 준월세(12~240개월치), 준전세(240개월치 초과)가 모두 포함됐다.

주요 지역이나 주택 유형별로 보면 강남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준전세 거래가 급격히 늘었다. 강남·송파·서초구 등 이른바 강남3구 아파트의 경우 월세 거래는 1년 전보다 4216건이나 늘었다. 재건축·재개발 수요로 올 초부터 이주수요가 많았던 강동구 역시 지난해보다 900건 이상 월세거래가 증가했다.
서울 전체로 보면 아파트 준전세 거래량은 지난해 1만3748건에서 올 들어 2만4386건으로 급증했다. 임대차 계약이 끝나 재계약을 하는 시점에 보증금 시세가 오른 만큼을 월세로 '충당'하거나 보증금을 일부 낮추고 월세로 전환한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조은주 동아공인중개 대표는 "강남권의 경우 기업수요 등이 뒷받침돼 과거부터 월세 공급이나 수요가 많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일반 거래에서도 준전세 등 월세거래가 늘고 있다"며 "월세를 내놓는 임대인이 늘면서 전월세전환율 시세도 꾸준히 낮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현재 전국의 주택 전월세전환율은 7% 안팎이다.

올 한해 서울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본격적으로 확대돼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크게 늘었다. 아울러 저금리 기조로 임대인이 전세보다는 수익률이 높은 월세 선호현상으로 전세난이 한층 가중됐다. 올 한해 주택매매건수가 작년보다 40% 가까이 늘어난 것도 전세난에 지친 상당수 임차인이 집을 사들이는 쪽으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용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50대 이상 베이비부머 세대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노후 준비를 위해 월세 등 현금수입을 선호하면서 전세 공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를 중심으로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전체 주택 임대차 거래의 양상도 바뀌고 있다. 그간 중앙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추진하는 주택정책이 월세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던 만큼, 향후 주거복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관련 정책이나 법안 마련 시 이 같은 변화양상을 적시에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선임연구원은 "경기가 뚜렷하게 나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월세전환 속도가 빨라질 경우 일차적으로는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이 늘어나지만 이는 임대인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며 "전월세전환율을 5% 수준으로 낮추거나 현 권고수준에서 법적실효성을 높이는 등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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