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천년의 시작’ 독자와의 가을 독서동행 제안
[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그리고 오늘이 천국임을 믿기로 했다(오유정 에세이 中)’ 깊어져 가는 가을, 독서의 계절을 맞이해 ㈜천년의 시작은 한 편의 에세이집과 두 편의 시집으로 독자들과의 동행을 제안한다.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주어진 시간의 한 조각을 떼어내 독서 여행길에 발을 담그는 여유로움은 일상의 단조로움을 잊게 하고 내가 살아가는 이 공간에 작은 쉼표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천년의 시작은 말한다.
◆오유정의 에세이집 ‘소리를 삼킨 그림자처럼’
$pos="L";$title="오유정 시인.";$txt="오유정 시인.";$size="150,196,0";$no="2015101117242974880_2.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벚나무 아래 누워 보니 천국으로 가는 길이 열렸다’는 어떤 시인의 시구가 생각이 났다. 벚나무 아래 벚꽃의 꽃그늘에 누워 보고 싶지만, 아파트 단지 내에서 벚꽃 아래 눕는 것도 우스운 꼴이 될 수도 있겠다. 다만, 거실에 살짝 발을 들여놓은 귀한 손님인 벚꽃 앞에 앉아 꽃의 아름다운 향기와 대화할 수 있는 이곳, 우리 거실, 그리고 오늘이 천국임을 믿기로 했다. -<소리를 삼킨 그림자처럼>中
에세이집은 시인으로서, 엄마로서, 사회인으로서 저자가 마주하는 일상적 즐거움과 보람을 총 3부로 엮어 발간됐다.
1부 ‘아침’은 그녀의 일상생활 속 동네풍경, 집안 식물 식구들, 가족 등에 관한 이야기를 서술하면서 주변 풍경을 품고 숨 쉬며 살아가는 개인의 시선을 담담하게 소개하고 2부 ‘가을 낮을 서성이다’는 사회인으로서 마주하는 삶을 가을이라는 계절적 특성에 빗대 시선을 옮기고 주변 공간과 사물 또는 인물 등으로 사유되는 풍경들을 정리하는 시간으로 이어진다.
또 마지막 3부 ‘계족산의 상춘’은 시인으로서 저자가 형성한 ‘자아’를 겉으로 드러냄으로써 자연을 통해 시상을 떠올리고 문학기행을 떠나는 자신의 삶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대둔산과 도솔산 등지의 산사체험을 전달한다.
◆양규원의 시집 ‘딱따구리에게는 두통이 없다’
$pos="R";$title="양규원 시인.";$txt="양규원 시인.";$size="150,162,0";$no="2015101117242974880_3.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순천만 습지에는 / 죽어도 아름다운 것들이 떼 지어 살고 있다 // 먼 곳을 오래 품어서 / 머리 조아려 바람의 길을 열어서 // 비로소 꽃이 피는 것, 아니 하얗게 새는 것 / 그런 갈꽃, 잠깐 내려보다가, 세 그루 연속 쪼아 대고 있다 // 찍는 소리보다 이후 떨림이 더 멀리 퍼져 가는 / 초저녁 동천에 구멍을 내고 있다 // 꽉 막혀도 텅 비어도 / 울림은 시원찮아, 땅끝에 가장 어울리는 소리통은 // 까막딱따구리가 쾌속 연타로 쳐 대는 벼락 맞은 은사시나무 // 살자고, 아니 다시 태어나자고, 애벌레가 파먹은 나무 속 어둠 / 썩은 자리 찾아 타진(打診)하고 있다 // 일침에 일침, 상처에 상처, 온 머리가 흔들려도 // 너에게는 두통이 없다 // 겨울의 심장, 후회 없이 찍어 댈 줄 아는 까닭에’ <딱따구리에게는 두통이 없다> 전문
지난 2012년 <허공에 줄을 긋다>에 이어 발간된 양규원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딱따구리에게는 두통이 없다>는 ‘상실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 내려간다. 작가가 말하는 ‘상실’은 첫아이의 볼에 난 화상(달빛 흉터 中)으로 잊을 수 없는 기억이며 재개발 직전의 오갈 데 없는 시간(하늘이 서 있다 中)이다.
문정희 시인은 이 시집을 빗대 “단단하고 조용하지만 결국 푸르고 날카로운 생명을 밀어 올리는 겨울의 심장처럼 양균원의 거처에는 꿈틀거리는 힘과 섬세한 언어의 밀도가 있다”고 말한다.
또 “진지하고 열정 넘치는 영문학자로서 현대 영미시의 첨단을 호흡하며 그의 정직한 내면은 현학 따위나 외래 문물의 겉껍질에 매몰되지 않고 늘 인간의 섬세한 감촉과 삶의 폐허, 모순의 힘을 응시한다”고 평한다.
◆최태랑의 시집 ‘물은 소리로 길을 낸다’
$pos="L";$title="최태랑 시인.";$txt="최태랑 시인.";$size="150,225,0";$no="2015101117242974880_4.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물은 소리로 길을 낸다 / 농사를 천직처럼 짓고 살았던 아버지 / 겨울 기침은 언제나 봄까지 왔다 / 병원비 몇 푼이 아까워 가지 못하고 /파종기를 앞두고 눕고 말았다 / 봄비는 갈증이 지난 다음에 왔다 / 빗소리를 듣자 아버지는 벌떡 일어나 / 지팡이 짚고 논둑길을 걸어 / 물꼬를 트고 돌아왔다 / 논에 물 들어가는 소리 듣고 간다더니 / 물소리가 가는 길을 내어 주었는지 / 오월 찔레꽃 피는 날 / 물 흐르듯 서쪽으로 가셨다 / 아버지는 그 먼 곳에서 / 논둑길을 같이 걸었던 아들에게 / 해마다 물고랑 소리 겨울나기 쌀을 보내온다’ <물은 소리로 길을 낸다> 전문
이재무 시인이 바라보는 최태랑 시인은 ‘찔레순처럼 순한 성정을 가진 사람’으로 그의 시는 한결 같이 애틋하고 선하며 따듯하다.
이 시인은 “굴곡 심한 개인사를 드러낼 때도 최태랑 시인의 언어는 모가 나지 않는다”며 “전통 서정문법에 충실한 그의 시편들 속에는 다양한 사연들이 내포된다”고 했다.
또 “그 다양한 사연들을 크게 말하지 않고 마치 연인과의 대화처럼 조근조근 들려줌으로써 시인은 남다른 시안으로 삶과 세계에 생명력을 준다”며 “천성적으로 시의 감성을 지닌 그의 시편을 접한 독자들은 기꺼이 그의 신자가 돼 줄 것”이라고 추천사를 갈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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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계간 ‘시와 정신’으로 등단한 최태랑 시인은 <물은 소리로 길을 낸다>라는 제목으로 최근 처녀시집을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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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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