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이머징 마켓 위기관리 시스템 도마
30일 전 세계 민간 금융기관들의 모임인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올 3분기에 신흥국을 이탈한 해외자금 규모는 400억달러(47조7839억원)다. 주식시장에서 190억달러가, 채권시장에서 210억달러가 순유출됐다.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채권시장도 불안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달러 표시 신흥국 국채의 3분기 투자 수익률은 -6.6%다. 분기 기준으로 2011년 이후 최악의 성적표다.
신흥국 채권 가격 지수인 JP모건 EMBI 글로벌 인덱스에 포함된 채권들의 평균 금리는 6.65%로 지난 4월 이후 1%포인트 올랐다. 그만큼 신흥국 채권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신흥국 정부·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치솟고 있다는 의미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동결 결정이 신흥국의 자금이탈 흐름을 멈추게 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자본 유출이 심화되고 있지만 성장둔화를 겪고 있는 신흥국들은 잇따라 금리인하에 나서고 있다.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더 큰 폭(0.5%포인트)으로 내린 인도 중앙은행의 조치는 자금유출, 통화가치 하락을 감수하고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를 선택한 고심이 드러난다. 지난주에는 대만도 금리 인하 카드를 빼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10월 또는 12월에 금리를 올리면 신흥국의 자금 이탈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CNBC 방송은 중국을 시작으로 나이지리아, 러시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많은 신흥국 정부가 자본통제 조치를 도입했지만 효과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신흥국의 위기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회의론도 확산되고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