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기간 줄여야 담보물량 시장에 빨리나와…다양한 전문가 육성 중견기업 NPL도 공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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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부실채권(NPL)'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기업구조조정 전문투자자를 육성하고 좀비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저성장 저금리 시대일 수록 기업과 가계 빚이 쌓이고 원리금 회수가 불투명한 부실채권이 늘수 있는데 이 부실채권이 빨리 시장가격을 되찾아 경제가 활력을 일으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16일 아시아경제TV와 아시아경제신문이 주최하고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주관한 '경제저변에서 본 부실채권 정리방향 모색'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이같은 조언을 내놨다. 유암코는 원리금 회수가 불투명한 채권을 사들인 뒤 회수하는 부실채권 관리회사로 시장점유율 40%대를 점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300명 안팎이 몰려 NPL에 대한 높은 시장의 관심을 보여줬다.


◆번 돈으로 이자도 못갚아 좀비기업 늘어…부실채권 시장 영향도 확대
번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좀비기업'이 늘면서 부실채권 시장의 성장잠재력도 커지고 있다. 작년 기준 한계기업 수는 3295개로 2009년(2698개), 2010년(2780개), 2011년(2859개), 2012년(2923개), 2013년(3148개)에 이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외부대상 감사 기업 중 한계기업 비중도 2009년 12.8%에 불과하던 것이 2012년 13.1%로 늘었고 2014년엔 15.2%까지 증가했다. 특히 현재 산업 구조조정이 필요한 분야인 조선, 해운, 골프장 등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선업의 경우 해양플랜트 산업의 침체로 부실여신이 늘고 있다. 중국경제와 유럽경기 침체로 물동량 증가가 둔화된 해운업도 마찬가지다.

신규 골프장이 급격히 늘면서 엉업이익률이 줄어들고 있는 골프장 역시 부실여신이 최근들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이성규 유암코 대표는 "시장이란 적정한 가격을 찾아주는 기능을 하는 곳이고 NPL도 마찬가지"라면서 "예컨대 공장이나 상가, 부동산을 대출받아 샀는데 그 수익가치가 맞지 않아 부도가 났다. 이런 담보물건이 빨리 시장에 나와서 실수요자 사이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돼야 투자와 고용이 늘어 경제가 돌아가고, 금융기관은 다시 대출을 해주니 기회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NPL시장은 이런 거래를 만들어주는 순기능을 하는데 저성장일 수록 이런 기능을 통해 경제가 활력을 찾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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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소요되는 법원 기업회생절차 짧아져야
부실채권 시장이 더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현재 구조조정 제도로 쓰이는 기업회생절차와 기업워크아웃 제도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회생계획인가→영업정상화→인가안 이행→회생졸업의 사이클로 이어지는 기업회생절차의 경우 회생 인가에서 졸업 또는 파산에 이르기까지 수년이 경과해 좀비기업이 양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기업이 회생계획 인가를 받는 상황에서 영업정상화가 지연되고 핵심거래처가 이탈되는 어려움을 겪는다는 설명이다. 김두일 유암코 이사는 "적체된 좀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지연되면 높은 NPL비율이 지속되고 채권단과 국가경쟁력에 추가적 손실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2008년 기업회생을 신청한 기업은 366개에서 작년 874개로 두배 늘었지만, 같은 기간 기업회생신청을 한 기업 4452개 중 회생이 종결된 기업은 395개에 불과하다. 김 이사는 "금융위기 이후 회생신청 기업 수는 급증했지만 회생제도의 한계와 문제점으로 인해 인가 후 구조조정을 통해 정상화된 기업은 신청기업대비 10%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워크아웃제도 역시 복잡한 차입구조와 대내외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제도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구조조정 전문 민간투자자 늘려 투자 풀 넓혀야
이 때문에 시장 중심의 기업 NPL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것이 NPL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 이사는 "현재 기업구조조정 관련 기관인 법원은 전문인력 부족으로 실질적인 구조조정 업무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이해관계가 다양한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전문가 인력 양성과 투자중심 기업구조조정 육성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일본에는 기업회생지원 기구가 있어 기업실사와 평가를 통해 회생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자금지원이 신속하게 이뤄진다. 일본 항공JAL도 기업회생기구의 지원으로 조기에 경영 정상화가 이뤄졌다. 이성규 대표는 "좋은 선수를 기르려면 운동장이 갖춰지고 경기가 많이 열려야 한다"면서 "은행권에서 장부에 보유하고 있는 NPL물량을 꾸준히 시장에 공급해 시장이 커지면 좋은 인력들이 들어와 경험을 쌓게 된다. 지금 NPL시장은 일반담보채권 중심인데 중견기업 NPL도 체계적으로 공급되면 기업구조조정 전문가도 자연히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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