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 "유암코 기능 활용해야"…금융당국 "내부 검토 중"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조은임 기자] 부실 기업의 신속한 구조조정을 위해 금융당국이 야심차게 추진하던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 설립이 새 국면을 맞았다. 구조조정 기능을 부실채권(NPL) 투자회사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에 맡기자는 의견이 은행권에서 새롭게 제기된 것이다. 금융당국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요 은행들이 회원사로 가입해 있는 전국은행연합회는 17일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설립준비위원회 회의를 갖고 결과를 금융위원회에 전달할 계획이다. 전날(16일) 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는 신규 설립보다 유암코를 확대 개편하자는 의견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설립준비위원회도 유암코에 기업구조조정 기능을 넘기는 것을 전제로 열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금융당국이 추진하던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 설립은 새 국면을 맞았다.

금융당국은 당초 자본금 1조원의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를 설립한다는 방침이었다. 산업은행 등 금융권이 부실 기업에 자금을 투입하고 구조조정까지 떠안는 지금의 구도에서는 신속한 구조조정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문회사를 별도로 세우려고 한 것도 전문성을 강화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또한 자본금 1조원은 국민ㆍ신한ㆍ하나ㆍ기업ㆍ우리ㆍ농협ㆍ산업ㆍ수출입 8개 은행으로부터 각각 1200억원씩 출자받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400억원을 출연해 마련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은 출자에 대한 부담이 큰데다 유암코가 관련 노하우가 있어서 이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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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암코는 국민ㆍ신한ㆍ하나ㆍ기업ㆍ우리ㆍ농협 등 6개 은행이 1조5000억원의 출자약정을 맺고 지난 2009년 설립됐다. 국민ㆍ신한ㆍ하나ㆍ기업은행이 각각 17.5%, 우리ㆍ농협은행이 15%씩, 총 100% 지분을 갖고 있다. 다만 유암코는 은행들이 보유한 지분 일부를 매각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인데 상황에 따라 매각 작업이 올스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연합회의 의견을 내부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긍정이나 부정의 의견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국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유암코는 부실채권 관련 노하우가 상당하다"며 "유암코를 확대해 구조조정 전문회사를 만드는 방안은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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