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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보다 더 아리랑을 사랑한 헐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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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리랑상' 초대 수상자는 미국 선교사
1886년 서양식음계로 알려...고종에 헤이그밀사도 건의

호머 헐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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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나는 웨스트민스터성당보다 한국 땅에 묻히기를 원하노라.'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 묻힌 호머 헐버트(1863~1949)의 묘비에 새겨진 글귀다. 헐버트는 미국에서 태어난 역사학자이자 민권운동가로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외국인'으로 회자된다. 1886년에 육영학교에서 외국어와 역사를 가르쳤는데, 1905년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한국의 독립을 끊임없이 주장했다. 일본의 야욕과 야만적 탄압 행위를 폭로했고, 고종의 밀서를 휴대하고 미국으로 돌아가 테오도어 루즈벨트 대통령과 면담을 시도했다. 고종에게 헤이그 밀사 파견을 건의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의 음악 발전에도 많은 영향을 줬다. 1886년 영문 잡지 '조선유기(Korean Repository)' 2월호에 논문 '한국의 성악(Korean Vocal Music)'을 실으며 시조, 민요 등을 세계에 알렸다. 헐버트가 가장 주목한 곡은 당시만 해도 구전민요였던 '아리랑'이다. 서양식 음계로 처음 채보해 소개하며 "약 782마디인 '아리랑'은 한국인에게 쌀과 같은 존재다. 다른 노래들은 말하자면 반찬에 불과하다"라고 적었다. 따로 악보집을 제작해 배포도 했다.
헐버트가 아리랑을 위해 기울인 노력은 10월10~11일 광화문에서 열리는 서울아리랑페스티벌에서 재조명된다. 조직위원회가 '서울아리랑상'의 초대 수상자로 14일 헐버트를 선정했다. 조직위는 "구전으로 전해지던 아리랑 가락을 서양식 음계로 채보해 우리 음악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아리랑상'은 아리랑의 가치 공유와 확산을 위해 제정한 상이다.

호머 헐버트의 친필 편지 사본

호머 헐버트의 친필 편지 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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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에 대한 헐버트의 노력은 작은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한국에 온 지 4개월 뒤인 1886년 10월17일, 미국에 있는 누이동생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옆집 꼬마들이 부르는 아리랑 가락을 오선보에 그려 넣었다. 가사 '아라렁 아라렁 아라디오 아라 우리손 아라디아(a ra rung a ra rung a radio a ra urison a radia)…'도 써넣었다. 이 편지는 그동안 천안독립기념관에 마이크로필름으로 보관돼 있을 뿐 원본의 행방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김연갑(61)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의 노력으로 최근 서울 소재 대학교에 보관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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