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코엑스에서는 교통부ㆍ해양수산부ㆍ고용노동부 등 3개 부처가 합동으로 주최한 '물류기업 청년 채용박람회'와 삼성ㆍ현대자동차ㆍLG 등 주요 대기업의 협력사를 포함한 180개 중소기업이 참여한 '중장년 채용박람회'가 나란히 열렸다. 대학 졸업반, 취업 재수생 등 청년들이 입장을 기다리는 줄을 선 모습 바로 옆으로 40대 이상 중년의 남성들이 길게 줄을 지었다. 자식 세대와 부모 세대가 한 곳에서 구직 대열을 이루는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생애 첫 취업 관문부터 뚫기 어려운 청년들의 현실, 한창 일할 나이에 직장을 그만두고 다시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중장년들의 현실이 겹쳐진 이 풍경은 우리 사회의 심각한 고용 문제를 집약적으로 보여준 것이었다.
물론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러 정책을 내놓고 높은 수치를 제시하는 것에 비해 성과가 크게 못 미친다. 박근혜정부는 국정과제로 '2017년 고용률 70%'를 내세웠지만 이를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미 임기의 절반을 넘었지만 고용률은 여전히 60%대 중반의 제자리걸음에 머물러 있다. 구직활동 끝에 취업을 포기한 구직단념자 수는 지난달에 53만9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8만5000명이나 증가했다. '취업 절벽'이 오히려 더 높아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 통계다. 한층 더 효과적이면서 세밀한 대책이 필요하다.
'어정쩡하다'는 일부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노사정이 노동개혁에 대해 합의를 도출한 것도 고용현실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노사정과 국회 등은 그 후속 작업을 서둘러 고용 증대의 한 돌파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