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이재현 회장 유죄부분 일부 파기환송 (상보)
"일본 부동산 배임 부분 특경법 적용 안돼"…대법, 조세포탈 횡령 등 혐의는 유죄 판단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김창석)는 10일 횡령·배임·탈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CJ 회장(55) 사건의 일부 유죄부분을 파기환송했다. 이 회장은 '구속집행정지' 상태에서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
대법원은 "일본 부동산 매입 관련 배임 부분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을 적용할 수 없다"면서 "대출금채무 전액을 팬재팬(Pan Japan)㈜의 이득액으로 인정해 특경법을 적용한 원심의 판단은 특경법의 이득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조세포탈 약 251억원과 횡령 약 115억원을 유죄로 인정하고, 배임금액은 산정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특경법상 배임죄를 산정할 수 없다는 것으로 형법상 배임죄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 회장은 대법원에서 검찰 기소 내용 중 일부는 유죄로 판단을 받았지만, 원심(2심)이 선고한 유죄 부분 일부에 대해서는 다시 판단을 받게 됐다. 파기환송심은 특경법이 아닌 형법을 토대로 판단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회장은 1990년대 중·후반 조성한 1600억원대 비자금을 운용하면서 조세포탈·횡령·배임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 2013년 7월 구속기소 됐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지난해 2월 일부 조세포탈 혐의를 제외한 대부분의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4년과 벌금 260억원을 선고했다. 이 회장은 1심 재판 과정에서 건강이 악화해 신장 이식수술을 받았다.
2심 재판부는 지난해 9월 횡령 혐의 대부분을 무죄로 판단했고, 배임과 조세포탈 혐의 일부도 무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2심은 1심보다 1년이 감형된 징역 3년의 실형과 벌금 252억원을 선고했다. 다만 이 회장의 건강상태와 구속집행정지 기간인 점을 고려해 법정구속하지 않았다.
2심은 "비자금 조성 자체를 횡령으로 인정하려면 조성 당시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인정돼야 한다"며 "이 회장은 조성 경위나 사용 용도 등을 고려할 때 개인적으로 착복할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찰은 비자금이 이 회장의 생활비나 신용카드 대금, 차량과 미술품 구입 대금 등으로 사용됐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인정할 직접적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조세포탈 범죄는 일반 국민의 납세 의식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 중 일본 부동산 매입 관련한 부분은 유죄로 받아들이지 않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 회장은 11월21일까지 구속집행정지 상태이므로 서울고등법원 담당 재판부에서 구속집행정지 연장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양형은 서울고등법원 담당 재판부에서 심리를 거쳐 새로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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